(사진=로이터)
화이자는 멧세라 주주들에게 7일 종가 대비 3.69%의 프리미엄을 더한 주당 86.25달러(약 12만 5000원)를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현금 65.60달러(약 9만5000원)와 함께 최대 20.65달러(약 3만원)의 조건부 가치권(CVR)으로 구성됐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날 성명을 통해 “경쟁적 과정을 거쳐 신중히 검토한 결과 멧세라 인수를 위한 제안을 더 이상 상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보 노디스크는 “자체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계속 강화하겠다”며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사업 개발 및 인수 기회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노보 노디스크 관계자는 로이터에 “노보의 마지막 입찰은 멧세라의 ‘최대 가치’를 반영한 것이었고, 회사는 자사 파이프라인에 충분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거래는 노보에 ‘사활을 건 인수’가 아니라 추가 성장용 인수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전날 늦게 멧세라는 화이자의 인상된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당초 멧세라는 노보 노디스크의 제안이 더 유리하다고 평가했으나 미국의 반독점 리스크를 이유로 화이자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멧세라 이사회는 수정된 화이자의 제안을 주주들에게 승인 권고했다. 현재 멧세라는 적자 상태로, 제품들이 여전히 개발 단계에 있어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
이번 인수로 화이자는 멧세라의 치료제들을 통해 고수익 비만 치료제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노보 노디스크는 엘리 릴리에 뒤처진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려던 계획에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다.
화이자는 9월에 이미 거래를 성사시키는 듯했지만 노보 노디스크가 예상치 못한 인수 제안을 내면서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에 화이자의 73억달러(선금 49억 달러 포함·약 10조 6000억원) 제안은 100억달러로 껑충 뛰어올랐다. 한때 노보 노디스크가 인수에 유리해보였으나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노보 노디스크와 멧세라에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을 경고하는 서한을 보내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당뇨·비만 치료제인 위고비와 오젬픽을 생산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 금액이 멧세라의 실제 가치보다 낙관적 가정에 기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트니 브린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화이자가 2040년까지 멧세라의 매출을 110억 달러로 가정해야만 이번 인수가 타당해진다”며 이는 “현재 전망치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계열 약물의 장기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어 수익성 압박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2030년대 초까지 전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이 약 1500억달러(약 218조 685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아직 임상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초기 단계의 비만 치료제를 보유한 멧세라의 약물들이 비만 치료제 시장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RA 캐피털의 파트너이자 멧세라 주요 주주인 피터 콜친스키는 최종 입찰이 확정되기 전, 이번 인수전을 두고 “말 그대로 (인기 드라마)‘왕좌의 게임’처럼 치열한 다툼이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