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국가통합의 날 행사에서 시베리아 출신의 11세 소녀 키라 피메노바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이같이 요구했다. 키라는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손뜨개로 만든 체부라시카 인형을 선물했고, 인형이 “삼촌들에게 행운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4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삼촌의 부상 치료를 요청한 11세 소녀 키라 피메노바의 머리에 입맞추고 있다. (사진=데일리메일)
얘기를 들은 푸틴 대통령은 소녀를 끌어안으며 머리에 입을 맞추며 “우리가 그를 찾을 수 있겠지”라고 물었고, 키라는 “(삼촌 이름은) 안톤 피수이라에요”라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꼭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며 “그를 기억해줘서 고맙다. 착한 아이”라고 칭찬했다.
이 장면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키라가 지난해 이미 36세 아버지를 도네츠크 전장에서 잃었으며, 부상당한 삼촌 외 또다른 두 명의 삼촌 역시 전선에 투입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키라의 남은 가족은 어머니 빅토리아 피메노바와 여동생 아나스타샤(7)로, 모친은 ‘조국의 전사 가족위원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며 전쟁 피해 가족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소녀가 언급한 삼촌 안톤은 아내와 두 아들(9세·18세)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르파리지앵은 러시아 군대에서는 병들고 다친 병사들이 적절한 치료 없이 강제로 돌격 부대에 투입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사자 처리 및 부상병 처우라는 민감한 문제가 한 소녀를 통해 부각됐다고 짚었다.
데일리메일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 병사들을 ‘소모품’ 취급하는 잔혹함에 대해 직접 맞닥뜨리는 일은 드물다”며 “그가 11세 소녀에게 굴욕을 당했다”고 평가했다. 다른 외신들도 “한 어린 소녀의 진실된 목소리와 용기가 러시아가 겪고 있는 전쟁의 비극을 세상에 알린 순간”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