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포함한 광범위한 지역에서 정부·학교·공공행사가 전면 중단됐고, 현지에선 폭풍해일·산사태 피해를 우려해 주민들에게 즉각적인 대피령이 내려졌다.
9일(현지시간) 슈퍼 태풍 풍웡 상륙을 앞둔 필리핀 동사마르주 지파파드에서 폭우가 발생해 현지 주민들이 침수된 거리를 보트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AFP)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 기상청은 이날 밤 또는 10일 새벽 초강력 태풍 풍웡이 동부 카탄두아네스주를 중심으로 상륙할 것이라고 예고하며, 이미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조세 테베스 하원의원에 따르면 태풍의 직접 영향권인 카탄두아네스주에선 파도 힘이 강해져 가벼운 재질의 집이 이미 무너졌고, 집안의 옷장과 물품이 물 위에 떠다니고 있다.
풍웡은 현재 시속 185km(최대 순간 230km)에 달하는 강풍을 동반하고 있다. 이는 일본 기상청 분류상 ‘매우 강한 태풍’ 단계에 해당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강력한 태풍’(violent typhoon) 등급에 근접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에 필리핀 기상청은 풍웡이 상륙하는 지역은 물론, 그 외곽 지역까지 심각한 폭우와 강풍, 최고 3m 높이의 폭풍해일 등에 휩싸일 수 있다고 경고하며, 루손섬 남동부 지역에 태풍경보 5호를 발령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다음날인 10일 수도권 및 인근 주의 모든 공공기관 업무와 학교 수업을 전면 중단토록 명령했다. 수도권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종교 미사, 농구 경기 등 공공행사도 모두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민간기업은 자율적 휴업에 맡겨졌다. 항공편은 이미 324편이 취소됐고 3편이 경로를 변경했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이 발생했으며, 피해 예상지역 주민들은 보트나 트럭 등을 이용해 짐을 든 채 긴급 대피했다.
한편 이번 풍웡은 지난 4~5일 204명의 사망자를 낸 태풍 갈매기 이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찾아온 대형 재해여서 국가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잇따른 홍수 피해 속에 정부의 대규모 홍수대책 사업에 대한 비리 의혹이 부각되며 현지사회 분노가 격화하고 있다.
외신들은 “필리핀은 연평균 20개 내외의 태풍이 상륙하는 세계에서 가장 재해 위험이 높은 국가 중 하나”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