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100%”…1차 대전 악몽 ‘이것’ 우크라 전장서 재발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13일, 오후 11:54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유행했던 가스괴저병이 재발생하고 있다는 보고가 나오며 의료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드론전이 격화되면서 부상병 후송이 늦어지고 깊은 상처가 장기간 방치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진=AFP)
13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료진은 유럽에서 사실상 근절됐던 가스괴저병 감염 사례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가스괴저병은 혐기성 클로스트리듐균이 근육 조직에 침투해 빠르게 조직을 파괴하며 가스를 생성하는 치명적 감염 질환이다. 깊은 총상·폭발상 등 외상 후 치료가 늦어질 때 발생하며 제때 처치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거의 1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는 극심한 통증과 부종, 조직 변색 등의 증상을 보이며 치료는 괴사 조직 절제술과 고용량 항생제 투여가 필수적이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린지 에드워즈 박사는 “가스괴저는 극도로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으로, 치료가 늦으면 사실상 치명적”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 공격이 일상화되면서 부상자 후송 체계가 심각하게 지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가스괴저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참호전 환경에서 급격히 확산했던 감염병으로 악명이 높았다. 진흙과 분뇨로 오염된 습한 참호 환경, 부상자 후송 지연, 항생제 부재 등이 맞물리면서 감염이 대규모로 퍼졌다.

영국 의료 장교 알래스테어 비븐은 “조기 수술·항생제·상처 관리 기술 발달로 이후 가스괴저는 매우 드문 질환이 됐다”며 “하지만 이런 조치를 가능하게 하는 의료 지원과 물류, 신속한 이송 능력이 부족하면 과거와 같은 위험이 재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스괴저병은 한국전쟁 당시에도 보고된 바 있으며 치료를 받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