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납 안 돼”…英 여군 3분의 2는 성희롱 경험, 결국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13일, 오후 11:34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영국 여군의 3분의 2가 지난 1년 동안 성희롱 등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정부는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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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설문 조사는 영국에서 처음으로 전군 규모로 실시됐다. 여군은 물론 남군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 성적 접촉 등 성 관련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에서 여군의 67%가 부적절한 농담이나 성적 뉘앙스를 담은 발언 등 ‘일반화된 성적 행동’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21%는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이나 성적 접근 등 ‘표적화된 성희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군인 중에서도 32%가 일반화된 성적 행동, 6%가 표적화된 성희롱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과가 공개되자 루이스 샌더-존스 영국 재향군인부 장관은 “국가를 위해 복무하는 이들은 존엄과 존중 속에서 근무할 권리가 있다”며 “이번 조사 결과는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영국 국방부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국방부는 잉글랜드 북부와 남서부의 주요 훈련 기지에 전문 예방팀을 배치했으며, 2026년까지 키프로스와 영국 공군 기지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은 신병과 장병들에게 성적 동의, 여성혐오, 온라인 기반 유해 콘텐츠 등 성희롱의 위험 요인에 대해 교육하는 데 중점을 둔다.

로이터는 영국군 정규 인원을 약 13만7000명, 이 가운데 여군을 1만6300명으로 추산하며 전체의 약 12%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여군 비중이 전체의 10분의 1을 넘는데도 지속적으로 성추행·학대·괴롭힘 사건이 불거져 왔다. 지난달에는 19세 여성 병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전 육군 상사 출신 간부가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으며, 피해 병사는 이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군 내부 불만 처리 제도도 문제로 지적됐다. 군 불만조정관은 현 제도가 “효율적이지도, 효과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이러한 비판이 군 개혁 요구를 더욱 키웠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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