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美금리인하 불확실성 커졌다…시장 베팅 50%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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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11월 14일, 오전 07:03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최근 “12월 금리 인하는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힌 데 이어 연준 인사들이 잇달아 회의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인하 기대도 급격히 약화한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 0.25%포인트(p) 인하 가능성은 이날 오후 기준 49.4%로 떨어졌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2대1 비율로 인하 가능성이 우세했으나, 현재는 사실상 ‘동전 던지기’ 수준으로 후퇴했다. 한 달 전 95%에 달했던 인하 베팅은 대부분 사라졌다.

시장 기대가 크게 흔들린 배경에는 정부 셧다운에 따른 경제지표 공백이 자리하고 있다. 6주 넘게 공식 통계 발표가 중단된 가운데 노동시장 둔화 조짐이 감지되는 반면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연준 목표(2%)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백악관은 특히 10월 소비자물가(CPI)가 아예 발표되지 않고 고용지표도 ‘반쪽짜리’만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애널리스트는 “이런 전개는 12월 인하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며 “현재로선 12월 인하 가능성을 55∼60%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연준 내부에서도 금리 인하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은 총재는 전날 연설에서 “현재 전망을 고려하면 당분간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단기적으로 추가 완화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높은 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콜린스는 고용 둔화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의 기초체력은 비교적 견조하다고 평가하며, 섣부른 인하가 관세 등의 변수를 고려할 때 오히려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발언은 그동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온 것과 달리 이례적으로 직설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콜린스는 제프리 슈미드(캔자스시티), 베스 해맥(클리블랜드), 로리 로건(댈러스) 등과 함께 매파 성향으로 분류된다.

해맥 총재도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대담에서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2%)으로 되돌리기 위해 통화정책을 다소 긴축적인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이 긴축적인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 부근에서 유지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도 이날 인디애나주에서 열린 공개 행사에서 “우리는 신중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왜냐하면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재정정책에) 동조적이지 않으면서 추가 완화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제한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고 있고, 크리스토퍼 월러·미셸 보먼 이사도 금리인하가 계속돼댜 한다고 주장하는 등 연준 내부 의견은 상당히 엇갈린 상태다.

파월 의장은 10월 금리 인하 직후 “12월 추가 인하는 전혀 확정되지 않았다”며 연준 내부의 분열을 드러낸 바 있다. 매파와 비둘기파 간 격렬한 논쟁이 펼쳐질 상황에서 파월이 합의를 이끌어야 하는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매파적 인하(hawkish cut)’ 가능성도 거론된다. 인하는 단행하되 추가 인하는 사실상 끝났다는 신호를 함께 보내는 방식이다. 반면 12월을 건너뛰고 2026년 1월부터 금리 인하를 재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맥쿼리의 티에리 위즈만은 “연준은 12월 동결 또는 인하 후 즉각적인 긴축적 메시지라는 두 가지 절충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레이더들은 12월을 건너뛸 경우 내년 1월 금리 인하 확률을 약 70%로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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