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해 10월 방송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파노라마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2021년 1월6일 연설 일부를 이어붙여 편집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 행위를 직접적으로 선동한 것처럼 잘못된 인상을 줬다”고 인정하며 사과했다.
(사진=AFP)
BBC는 또 문제가 된 다큐멘터리 ‘트럼프: 두 번째 기회?(Trump: A Second Chance?)’편은 앞으로 BBC의 어떤 플랫폼에서도 재방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다큐멘터리는 미 의사당 폭동 이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일부를 이어붙여 마치 폭력을 직접 선동한 것처럼 보이도록 만든 편집을 포함하고 있다. BBC의 외부 독립 자문위원이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한 내부 평가 보고서를 최근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가 입수해 보도하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지난 9일 BBC의 팀 데이비 사장과 데버라 터니스 뉴스국장은 해당 프로그램의 짜깁기 편집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BBC가 정정보도·사과·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을 경우 10억달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응답 시한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14일 오후 5시까지로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은 “BBC가 대통령의 역사적 연설을 고의적·기만적으로 편집해 대선에 개입하려는 명예훼손 행위를 반복해온 것이 명백해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거짓과 기만,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이들을 계속해서 책임지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BBC는 “프로그램의 편집 방식에 대해선 깊이 유감스럽지만, 명예훼손 소송의 근거가 된다고는 보지 않는다”면서 배상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해당 방송이 BBC 미국 채널에서 배포되지 않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으로 해당 프로그램이 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 됐고, 편집은 연설을 축약하기 위한 것이지 악의가 없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BBC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짜깁기 편집 논란은 확산할 조짐이다. 텔레그래프는 이날 BBC 2022년 ‘뉴스나이트’에도 유사한 조작 편집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텔레그래프에 “BBC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반복적이고 조직적인 명예훼손을 저질렀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주장했다.
BBC는 추가 짜깁기 편집 의혹에 대해 “우리는 최고의 편집 기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