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도 없다”…아마존·MS, 엔비디아 中수출 제한 지지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14일, 오후 05:4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엔비디아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을 더욱 제한할 수 있는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치열한 인공지능(AI) 경쟁으로 인해 엔비디아와 긴밀히 얽혀 있는 대형 고객사들이 엔비디아의 반대편에 서는 이례적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식통들은 아마존웹서비스(AWS) 관계자들이 상원 보좌진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이른바 ‘게인 AI 법’(Gain AI Act)에 대한 지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MS는 지난달 해당 법안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를 표한 바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황 최고경영자(CEO)(사진=AFP)
해당 법안은 칩 제조사들이 중국 등 무기 금수 조치 지역에 제품을 수출하기 전에 미국 내 수요를 먼저 충족시키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MS와 아마존 같은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이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 사용할 칩을 우선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AI 모델 학습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용 칩 수출을 의회가 직접 규율하는 최초의 시도라고 WSJ는 전했다.

이처럼 MS와 아마존이 엔비디아의 이해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법안을 지지하는 것은 AI 경쟁이 얼마나 치열해졌는지, 그리고 기업들이 경쟁사보다 앞서기 위해 얼마나 유리한 정책 환경을 조성하려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WSJ는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안보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큰 중국 시장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악관 일부 관계자, 엔비디아 및 여러 반도체 기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마존과 MS이 해당 법안을 지지함으로써 법안의 통과 가능성이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타와 구글은 해당 법안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의회는 이 법안을 국방수권법(NDAA)의 수정안 형태로 포함할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 주요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를 확보했지만, 상원 은행위원회의 팀 스콧(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위원장과 하원 공화당 지도부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WSJ는 전했다.

동시에 ‘게인 AI 법’은 엔비디아가 정계에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 시험대가 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 정책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빈번히 직접 대화해왔고, 올해 로비 활동도 크게 늘렸다. 미국 내 로비 정보를 제공하는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로비 지출은 올해 3분기까지 약 350만달러(약 51억원)로, 2024년 전체 64만달러(약 9억원)에서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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