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15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미국 내 병 와인 가격이 올해 들어서만 5~12% 인상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와인에 15% 관세를 부과한데 따른 이른바 ‘관세발 와인 쇼크’라는 진단이다.
병 와인 가격은 지난 25년 간 20%, 지난 10년 간 8% 각각 상승했다. 기후변화, 인플레이션, 생산비 상승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가격 상승으로 미 전역에서 수입 와인 주문도 급감했다. 주류 데이터 분석업체인 IWSR에 따르면 미국에서 소비되는 와인 양은 2019년에서 2024년 사이 3% 감소했으며, 2024년에서 2029년까지는 4% 더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IWSR은 “올해는 암울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수입 와인 주문 누적 예약 건수가 거의 30% 감소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와인 주문량은 50%, 이탈리아 와인 주문량은 66% 급감했다. IWSR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격 거품으로 수요가 감소하기도 했지만, 관세가 가장 큰 문제”라며 “와인 주문 감소 추세는 매장 선반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 내 6000여 수입업체와 4만 7500개 독립 와인샵, 다수의 중소 레스토랑이 심각한 영업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000개의 소매업체 및 레스토랑과 협력하는 물류 및 유통 회사인 엘렌테니 임포트는 와인 매출이 전년대비 13% 감소했다고 밝혔다.
와인아메리카 ‘2025 경제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수입와인 판매의 직·간접·유발 효과 등을 종합한 연간 경제 파급 효과는 약 144억~250억달러로 추산된다.
와인샵·레스토랑 등은 관세·운임·노동비용 부담 속에서도 소비자 대상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려 애쓰고 있다. 최근 식료품 등 생필품 가격 인상으로 이미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있어서다. 한 이탈리아 레스토랑은 60~65달러 수준이던 와인 가격이 75~80달러로 치솟아 고객 이탈 우려를 호소했다.
뉴욕 맨해튼에서 와인 매장을 운영하는 다니엘 메스닉도 “관세, 운송, 제조, 노동력 등 현실적인 요인으로 마진 압박이 심하다”며 “특히 EU 수입품에 대한 15% 관세로 초기 비용이 높아지며 마진 압박이 심해졌다. 이를 감수하면서 고객들에게 비용을 전가하지 않으려고, 미묘한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다”고 토로했다.
다른 품목으로 와인 매출 감소를 보전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이와 관련, CNN은 “테킬라와 메스칼은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인 2018년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관세가 면제된다”고 설명했다.
메스닉은 아르헨티나산 피노 누아르 와인을 할인 판매하며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에는 1~3상자 정도만 사는데, 이번에는 5~10상자 주문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