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MAGA 충성파에 "배신자"…중간선거 앞두고 분열 심화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16일, 오전 10:29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문건 공개를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진영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선거 기간 트럼프 지지 연설을 하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을 겨냥, “마조리 ‘반역자’(Traitor) 그린은 우리 위대한 공화당의 수치”라며 “그는 좌파로 돌아서며 공화당 전체를 배신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 의원은 또 하나의 가짜 정치인”이라며 “우리가 늘 알고 있었던 대로 이름만 공화당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린 의원의 이름을 “마조리 테일러 브라운”으로 바꿔 부르며 “그린(녹색)은 썩기 시작하면 브라운(갈색)으로 변한다”고 힐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그린 의원이 좌경화됐다며 지지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매일 고함을 지르는 미치광이의 전화를 받을 수는 없다”며 다음 공화당 경선에서 그린 의원에 도전하는 보수 성향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10개월 만에 충성파 중 충성파였던 그린 의원과 결별한 것이다.

2020년 하원 의원으로 당선된 그는 수년간 극단적인 보수주의 노선을 지지하면서 음모론을 퍼뜨리는 등 ‘마가 진영의 총아’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왔다. 그린 의원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엡스타인 조사 기록 공개 표결 청원에 참여한 공화당 의원 4명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지원보다 오바마케어 보조금과 같은 국내 문제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린 의원은 특히 마가 진영 핵심 이슈인 엡스타인 문건을 공개하라고 강하게 주장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 마가 진영은 엡스타인과 민주당 엘리트와의 연관성을 의심하며 관련 정보를 전면 공개하라고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자신이 재집권하면 당장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그가 과거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입장을 바꿨다.

그린 의원은 SNS X(옛 트위터)에 “나는 거의 모든 공화당원이 트럼프 대통령에 등을 돌리고 그를 비난했을 때조차 그를 위해 열심히 싸웠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관련 소송이 터지지 않도록 얼마나 열심히 싸우는지, 그가 이런 수준까지 왔다는 게 정말 놀랍다”고 썼다.

민주당이 오는 18일 하원에서 엡스타인 문건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을 표결하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진상 규명 요구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을 집권시키는 데 도움을 준 마가 진영에 눈에 띄는 균열이 생겼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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