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연준 이사. (사진=AP)
블랙아웃 기간은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당한 이익을 방지하고 정책 신뢰도 등을 유지하기 위해 연준이 관계자들의 금융거래를 금지한다. 연준은 FOMC 이전 약 2주 동안을 블랙아웃 기간으로 지정한다.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쿠글러 전 이사와 배우자는 지난해 개별 종목에 대한 거래를 진행했으며, 일부는 블랙아웃 기간 중 거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해 3월13일 카바 주식 매입은 3월 19~20일 정책회의 직전 이뤄졌으며, 4월 29일 사우스웨스트항공 주식 매도는 4월 30일~5월 1일 회의 전날 거래했다. 이는 연준 규정상 금지된 시기에 해당한다. 또한 지난해 1월2일 마테리얼라이즈 주식 매도와 관련한 각주에는 “배우자가 쿠글러의 인지 없이 거래했으며, 규정 위반 의도가 없었다”는 소명이 기재돼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쿠글러 전 이사가 연준 윤리 규정을 위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23년 공개 자료에서도 남편이 자신도 모르게 주식을 매수했다고 진술했다. 공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주식은 이후 처분됐으며 쿠글러 전 이사는 관련 법규를 준수한 것으로 판정받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연속된 규정 위반과 거래 시기가 문제가 되고 있다.
연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쿠글러 전 이사는 7월 29~30일 예정된 연준 정책회의를 앞두고 본인의 보유 자산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거래에 대한 예외 승인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요청했으나 파월 의장은 이를 거절했다. 이후 쿠글러 전 이사는 해당 회의에 불참했고, 8월 1일 사임을 발표해 8월 8일부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연준은 당시 그의 불참 사유를 ‘개인적인 문제’라고만 밝힌 바 있다.
쿠글러 전 이사의 조기 사임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맡고 있던 스티븐 마이런을 후임으로 임명했다. 매파 성향인 쿠글러 전 이사가 갑작스럽게 사임하고, 극단적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인 마이런 이사로 대체되면서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장악 시도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난무한 바 있다.
연준 고위 관리들은 매년 및 중앙은행 퇴직 후 공개 서류를 제출하고 정기적인 금융 거래를 보고해야 한다. 연준 감사실 대변인은 쿠글러 전 이사의 제출 서류와 관련해 이사회 윤리 부서에서 회부된 사항을 접수했음을 확인했다. 감사실 관계자는 “수사를 개시했으며 관행에 따라 수사 종결 전까지는 추가 논평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