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방인권 기자)
한국에서 ‘위장 미혼’이 많은 이유는 주택 대출 및 청약에서 맞벌이 부부의 혜택이 줄어드는 이른바 결혼 페널티 때문이다. 닛케이는 한국의 공공분양 제도를 소개하며 미혼의 경우는 남녀 각각 청약할 수 있지만, 혼인신고를 하면 청약 기회가 1가구 1회로 제한된다는 점을 들었다. 결혼 전 부부 중 하나가 주택을 소유한 경우 결혼 후 새로 아파트를 구입하면 1세대 2주택으로 간주되어 세 부담이 높아진다는 점도 짚었다.
닛케이는 서울 부동산 평균 가격이 14억원을 돌파해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며 한국 평균 소득으로 집을 구입하려면 한 푼도 쓰지 않더라도 15년이 걸린다고 전했다.
‘위장 미혼’이 횡행하는 것은 부동산 가격이 과열되던 중국에서도 일어났던 현상과 비슷하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닛케이는 중국 도시 별로 가구 당 주택 규제가 있어 ‘위장 이혼’ 현상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로 인해 중국 당국은 이혼 뒤 일정 기간 동안 주택 구매를 규제하기도 했다.
닛케이는 지난달에도 한국에서 최근 비혼 출산이 급증한 것은 부동산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혼인관계에 없는 남녀 사이에서 태어난 혼외자가 1만4000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5.8%에 달했다. 혼외자 비중이 5%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위장 미혼’의 영향이 있다고 닛케이는 부연했다.
닛케이는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이 이어져 젊은 부부가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결혼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짚었다.
닛케이는 한국과 일본의 저출산 추세는 비슷하지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경우 첫째아만 낳는 경우가 많아 출생아 수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일본은 일단 결혼한 경우 자녀를 두 명 이상 두지만 혼인 자체를 하지 않는 경향이 짙었다.
50세 시점에서 아이가 없는 여성의 비율을 나타내는 ‘평생무자녀율’은 일본 28.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높았다. 한국은 12.9%로 일본의 절반 이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