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 잠재울까…엔비디아 이번주 실적 발표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17일, 오전 12:10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엔비디아가 오는 19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3분기(8~10월) 실적을 발표한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시장 전망에 따라 월가의 ‘AI 거품론’이 진정될지 주목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엔비디아, 사상 최대 실적 기대…‘블랙웰’ 수요 관건

16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시장은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6% 늘어난 548억달러(약 79조76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당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보다 50% 이상 증가한 1.25달러(약 1819원)로 예측했다.

시장 예상대로라면 3분기 엔비디아는 매출과 이익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2022년 3분기 이후 엔비디아는 12개 분기 연속 매출액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2022년 11월 오픈AI가 챗GPT를 내놓은 이후 1000% 가까이 급등했다.

엔비디아 매출의 90%는 AI 그래픽처리장치(GPU) 매출이 집중되는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나온다. 블랙웰과 호퍼(H100·H200) 등 AI 서버용 GPU가 3분기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을 견인할 전망이다. 블랙웰은 기존 H100 칩보다 성능이 최대 50배 향상된 차세대 AI 칩으로, 대규모 언어모델(LLM) 개발 및 AI 학습·추론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블랙웰에 대한 수요와 향후 AI 시장 전망을 공유할 예정이다. 황 CEO는 최근 전 세계에서 블랙웰 칩에 대한 수요가 매우 강력하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가 빅테크 기업의 투자 지출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아직까지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이 천문학적인 AI 관련 지출을 줄일 것이라는 신호는 확인되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2030년까지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구축에 4조달러(약 5822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가 내년 출시할 GPU 신제품 ‘루빈’에 대한 언급을 할 지도 주목된다. 루빈은 블랙웰 울트라보다 3.3배, H100 보다는 165배 강력한 성능을 자랑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 CEO는 내년까지 블랙웰과 루빈의 누적 매출이 5000억달러(약 727조7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린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경주 엔비디아 기자간담회에서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AI 수요 둔화’ 확인 땐 시장 전반 충격

반면 이번 실적 발표에서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이 둔화할 경우 기술주를 중심으로 ‘AI 거품론’이 확산할 전망이다. 최근 월가에서는 빅테크 기업이 AI로 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막대한 투자금만 쏟아붓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43일간의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지)으로 경제지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월가가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서 AI 수요 둔화 신호를 확인할 경우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 14일 ‘공포 지수’로 불리는 미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한 달 반 만에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나스닥 종합지수는 0.5% 하락한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올해 주식 시장을 끌어올린 AI 주식에서 자금을 빼내 헬스케어와 소재, 에너지, 금융 관련 전통적인 기업에 투자하는 순환매 현상이 나타난 영향이다.

엔비디아의 덩치가 커지면서 이번 실적 발표는 기술주 뿐만 아니라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S&P500 지수의 8%, 나스닥100지수의 10%의 비중을 차지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레이먼드제임스인베스트먼트 최고 시장 전략가 매트 오튼은 “엔비디아는 AI 인프라 구축의 진앙지인 만큼, 엔비디아 실적은 산업재와 유틸리티 같은 분야에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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