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올해 상승분 모두 반납…깊어지는 약세장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17일, 오전 08:06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한 달 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비트코인이 올해 초부터 쌓아온 30% 넘는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가상자산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식고, 장기보유자의 차익실현, 기관 자금 유출 등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7시30분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9만4000달러로, 지난해 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진=AFP)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6일 12만625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지만, 불과 4일 후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보복 관세 발언이 전 세계 위험자산 시장을 흔들면서 급락한 후 깊어진 약세장 속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이다.

가상자산 전문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 애셋매니지먼트의 매슈 호건 최고투자책임자는 “현재 시장은 전반적으로 리스크 오프 분위기”라며 “가상자산이 신호탄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동안 가상자산 시장을 떠받치던 기관 수요가 무너진 것을 이번 약세장의 원인으로 꼽았다. 올해 기관투자자는 비트코인 가격을 지탱하는 핵심이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ETF는 250억달러 이상을 빨아들이며 운용자산을 최대 1690억 달러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시장이 흔들리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 수단으로 비트코인 매수하던 기관 수요가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블록체인 온체인 분석기업 넨슨의 시니어 리서치 애널리스트 제이크 케니스는 “이번 매도세는 장기보유자의 차익실현, 기관 자금 유출, 거시 불확실성, 레버리지 롱 포지션 청산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며 “긴 조정 구간을 보낸 뒤 시장이 일시적으로 하락 방향을 택한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매수세가 꺾인 것은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터지에서도 드러난다. 비트코인을 사들여 온 이 기업의 주가는 현재 보유 비트코인 가치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왔다. 투자자들이 더 이상 이 회사의 고레버리지 전략에 프리미엄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탈중앙화금융(DeFi) 전문 업체 에르고니아의 크리스 뉴하우스 리서치 디렉터는 “시장에는 늘 상승·하락의 흐름이 존재하며, 가상자산 시장의 사이클성은 늘 있어 왔다”면서도 “지금은 주변 지인들, 텔레그램 대화방, 각종 컨퍼런스를 보면 기관자본 유입에 대한 회의론이 많고 뚜렷한 상승 모멘텀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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