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고용시장 ‘조용한 시기’ 올 수도…백악관 “채용 둔화 가능성”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18일, 오전 01:15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케빈 해셋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의 빠른 확산이 기업들의 채용 속도를 늦추는 이른바 ‘고용시장의 조용한 시기(quiet time)’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캐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사진=AFP)
해셋 위원장은 이날 CNBC ‘스쿼크박스’ 인터뷰에서 “AI가 근로자의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리면서 기업이 대학 졸업생 등 신규 인력을 반드시 채용해야 하는 압력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 시장에 혼재된 신호가 있지만, 생산 측면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점을 언급한 해셋 위원장은 “기업들이 AI로 인한 높은 생산성을 누리면서 고용시장에서 일시적으로 조용한 시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AI로 유발되는 고용시장 완화는 일시적이며, 소득과 생산 증가가 이어지면 시장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면서 빠르게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I가 초기 단계 일자리 대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는 오래됐지만, 그동안 AI 산업을 적극 육성해온 트럼프 행정부에서 관련 우려가 공개적으로 제기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규제 완화 행정명령을 다수 발동하며 업계 지원에 나서 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AI·가상자산 정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색스 특보는 이달 초 “AI 산업에 대한 연방정부 구제금융은 없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이는 오픈AI의 사라 프라이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대해 정부의 ‘백스톱’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가 이후 이를 정정한 직후 나온 언급이다.

한편 해셋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최근 ‘생활비 부담 완화’ 메시지에 집중하는 가운데, 트럼프 2기 들어 “식료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내려가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고물가 완화를 강조하는 주장과 배치된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당시 식료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고, 트럼프 대통령이 복귀한 이후로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며 “구매력은 오히려 증가한 상황인데도 생활비 부담이 우리 때문인 것처럼 비판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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