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조엔 날렸나" 中관광객, 일본에서 쓴 돈이 무려…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18일, 오후 07:0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정부가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하면서 관광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의 인바운드 소비는 15조원 이상으로, 일본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사진=AFP)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은 올해 1~9월 일본에서 1조 6443억엔(약 15조 4900억원)을 쓴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토대로 한 연간 소비액은 2조엔(약 18조 8400억원)으로 추산, 2019년 사상 최대치(1조 7704억엔)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같은 기간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748만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40% 이상 늘었다. 국가·지역별로 보면 중국은 일본 방문객이 가장 많은 국가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민들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하면서 이러한 소비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진단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계기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며 인적 교류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중국 정부의 여행 자제 권고가 장기화할 경우 일본 내 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 관광객의 일본 내 소비는 전체 방일 외국인 소비액(6조 9156억엔·약 65조 1400억원)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국내총생산(GDP) 통계상 서비스 수출로 집계되는 방일객 인바운드 소비는 올해 1~9월 자동차 다음으로 크고, 반도체 등 전자부품보다 많다.

홍콩 당국 역시 중국을 따라 일본 여행에 대한 경계를 당부했다. 홍콩 방일객은 같은 기간 4021억엔(약 3조 7900억원)을 소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중국 주요 항공사들은 일본행 항공권의 무료 취소·변경을 안내했고, 여행사들도 일본행 패키지 상품 취소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면세점과 호텔업계 타격이 특히 클 것으로 우려된다. 일본 제국호텔은 “중국 기업 주최 행사에서 일부 연기·취소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제국호텔은 중국인 숙박객이 10% 이상을 차지한다.

오사카·교토·고베 등 간사이 지역에서도 일부 취소 움직임이 감지된다. 인바운드 소비의 30%를 차지하는 지역 특성상 충격이 클 것이란 우려가 이어진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인 관광객은 1인당 소비액과 평균 숙박일수는 유럽 등 다른 국가에 비해 낮지만, 한국·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올해 3분기(7~9월) 기준으로는 1인당 소비액 중 쇼핑과 식음료 비중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진 본격적인 여행 취소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호텔 츠바키산소우도쿄 등을 운영하는 후지타 관광은 “개인 여행객의 (숙박 예약) 취소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타카시마야와 다이마루 마츠자카야 백화점은 “눈에 띄는 영향은 보이지 않지만, 향후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백화점은 면세 매출에서 중국인 비중이 각각 58%, 66%를 차지한다.

니혼게이자이는 “여행 방식이 단체 관광 중심에서 개별 여행 중심으로 변화한 영향 등으로 아직까지 뚜렷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일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인 관광객 소비가 장기화하면 일본 내 경기와 서비스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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