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장급 방중, 中 관영 매체 “대만은 협상용 아냐”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18일, 오전 09:17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발언으로 중국과 일본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일본 외무성 국장이 중국을 찾았다. 이를 두고 중국 관영 매체는 중국의 ‘레드라인’인 대만 문제를 건들지 말라고 촉구하면서 일본의 진정성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AFP)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매체 보도에 따르면 가나이 마사아키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전날부터 중국을 방문했다. 가나이 국장은 현지에서 류진송 중국 외교부 아주국장 등과 회담할 것으로 보인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가나이 국장 방중과 관련해 “정보가 나오는 대로 적정한 시기에 발표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그러면서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잘못된 발언과 관련해 중국은 일본에 강력한 항의와 함께 앞으로 계속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일본이 잘못을 즉시 반성하고 시정하며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고 중국 관련 문제에 대한 도발을 중단할 것을 진지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일 갈등은 지난 7일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계기로 불거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당시 대만 유사 시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중국의 반발을 샀다.

중국 외교부 등 정부에선 다카이치 총리에 대해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고 학생과 관광객들에게 일본 유학 또는 여행을 피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중국 해경은 지난 16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주변 해역을 통과하는 등 무력 시위도 이어갔다.

중·일 갈등이 커지자 일본측이 국장급 외교관을 보내 대화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아시아태평양연구실의 샹하오위 연구원은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일본이 상황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으며 위험을 관리하려는 의지를 시사하는 동시에 상황을 진정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가나이 국장의 방중 기간 중국과 회담이 성공적일지는 미지수다. 샹 연구원은 “중국측이 대만 문제에 대해 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다는 점을 일본에 분명히 밝힐 것”이라며 “이는 일본이 신중하게 행동해야 하고 특히 다카이치 총리는 자신의 실수를 바로잡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환구시보는 “그녀(다카이치 총리)의 무모한 발언은 중국의 레드라인을 정면으로 공격하며 중·일 관계를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끌어내릴 위험이 있다”면서 “이러한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일본 우익의 반중 여론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차오 랴오닝대 미국·동아시아연구소장은 “전 이시바 시게루 내각의 노력 아래 중·일 관계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접촉과 협력을 통해 꾸준히 개선됐지만 이제 다카이치의 극우 발언으로 심각하게 훼손됐다”면서 “이 일에 책임져야 할 사람은 중국이 아니라 다카이치”라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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