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모습. (사진=방인권 기자)
블룸버그는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2%로 시장 전망을 상회했으며, 민간 소비가 양호하고 디플레이션 우려도 사라졌다는 점을 들어 한국 경제가 견조하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물가상승률도 2.4%로 한은의 목표를 무난하게 웃돌았다고 부연했다.
블룸버그는 “부동산 과열과 AI 반도체에 대한 식지 않는 수요까지 감안하면 오히려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전했다. 지난 12일 금리 정책 ‘방향 전환’을 언급해 시장에 긴축 신호를 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에 힘을 싣는 내용이다.
이어 “이 총재가 지금 당장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최악의 선택은 아니다”면서도 “언젠가 찾아올 뒷감당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더 많은 인구가 서울로 몰려들고 있어 한국 부동산 시장에 장기적인 인구 구조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금리 및 부동산 대책으로는 가격을 잡기 어렵다는 얘기다. 블룸버그는 1980년대 일본의 부동산 버블을 거론하며 버블 붕괴의 책임은 너무 늦게 긴축에 나선 일본은행(BOJ)에 집중됐다는 점을 꼬집었다.
블룸버그는 “버블 붕괴 전까지만 해도 일본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상업 강국이 될 것처럼 보였다”며 “후대에 많은 반성을 남긴 전형적인 버블”이라고 했다.
블룸버그는 이 총재가 글로벌 AI 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썼다. AI 분야 투자 과열 역시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흐름이기 때문이다.
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내년 반도체 출하량은 45%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AI 발 반도체 호황이 한국 경제 성장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 정부가 그 후폭풍을 감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닷컴 버블도 결국 붕괴했고, 이후 경기 침체와 더딘 회복으로 이어졌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