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표결에 앞서 엡스타인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20여 명이 의사당 앞에서 민주·공화 의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기록 공개를 촉구했다. 이들은 자신이 엡스타인을 처음 만났던 시절의 사진을 들고 “이 사안을 정치화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엡스타인 스캔들은 최근 몇 달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트럼프가 과거 엡스타인과 교류한 사실뿐 아니라 음모론을 지지층에 확산해 왔다는 비판까지 더해지면서, 일부 공화당 지지층은 트럼프 행정부가 엡스타인과 유력 인사들 간의 관계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관련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층 중 44%만이 트럼프의 엡스타인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그의 전체 국정 수행 지지율(82%)과 큰 격차를 보였다.
결의안 처리를 주도한 토머스 매시(공화·켄터키) 의원은 “이제는 반창고를 떼어낼 때(아프더라도 결단을 내려야할 때)”라며 강한 공개 의지를 표명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은 트럼프가 자신에게 지지 철회를 압박했다며 최근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지만, 이날 표결에서는 찬성표를 던졌다.
트럼프는 이틀 전 입장 선회 이유에 대해 “공화당 내부 분열을 끝내기 위해서이며 숨길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통령은 별도의 의회 절차 없이도 법무부에 자료 공개를 명령할 권한이 있다.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이 향후 어떤 절차를 밟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존 튠 상원 원내대표는 논평을 거부했다.
엡스타인은 2008년 플로리다에서 미성년자 관련 범죄를 인정해 13개월을 복역했으며, 2019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연방 기소된 뒤 맨해튼 구치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자살’로 결론 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