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째 빠진 S&P…엔비디아 실적발표에 7% 출렁인다[월스트리트in]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19일, 오전 07:09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또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기술주가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의 밸류에이션 우려로 약세를 이어가고, 비트코인이 장중 9만달러 아래로 내려가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계속 위축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83% 내린 6671.32를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1.21% 내린 2만2432.846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07% 빠진 4만6091.74를 기록했다. S&P500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기술적 지지선인 50일 이동평균선을 계속 밑돌고 있다.

◇AI 투자 정당화할 만큼 이익 창출?...추세 이어질지 주목

시장은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2.8% 떨어진 데다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Seven) 구성 종목인 아마존(-4.4%)과 마이크로소프트(-2.7%)의 하락이 겹치며 압박을 받았다. 이날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마이크로소프트와 300억달러 규모 지출 계약을 체결하고, 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가 앤트로픽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지만 관련 기술주는 반등하지 못했다.

샘 스토발 CFRA 수석투자전략가는 S&P500 지수에 대해 “전체적으로 8∼9% 조정이 가능하다”며 “엔비디아 실적이 예상에 부합하고 고용지표가 약하되 경기침체 신호를 주지 않는다면 조정이 더 일찍 마무리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엔비디아는 19일 장 마감 후 예정된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달 들어 10% 이상 떨어졌다. 기술주 고평가 논란과 빅테크 회사채 발행 증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엔비디아는 올해 AI 주도 랠리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의 중심에 서있다. 월가에서는 AI가 아직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정당화할 만큼 충분한 매출이나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카슨 그룹의 소누 바르기스 거시 전략가는 “지금 진짜 질문은 ‘버블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AI 지출의 현 추세가 얼마나 오래 갈 것이며 끝날 때 충격이 얼마나 클 것인가”라고 말했다.

루이스 나벨리에 나벨리에앤어소시에이츠 회장은 이번 조정이 기술적으로 이미 예견돼 있었지만, 메가테크의 극단적인 비중과 AI 버블 공포가 조정을 더 키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행히 기업 실적은 매우 탄탄하며, AI가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는 점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며 “불확실성은 생산성 향상이 언제 가시화될지, 이익이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엔비디아, 시총 3200억달러 출렁인다…옵션시장 ‘7% 변동’ 시사

엔비디아가 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시가총액이 최대 3200억달러(약 430조원)까지 움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옵션 리서치·테크놀로지 서비스(ORATS)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장 마감 후 실적 발표 뒤 상·하방 7% 변동이 내재돼 있다. 현재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약 4조6000억달러로, 이번 변동폭은 인공지능(AI) 대표주 가운데 실적 발표 후 단일 종목 기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ORATS 자료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2개 분기 동안 실적 발표 다음 날 평균 7.3% 움직였다. 이는 2024년 2월 실적 발표 후 기록한 2760억달러 증가를 넘어설 가능성을 시사한다.

크리스 머피 서스퀘하나 파생전략 공동책임자는 “엔비디아의 영향력은 단순한 시총 변동을 넘어선다”며 “AI 설비투자 흐름의 중심축으로서 이번 실적이 확장 국면 지속 여부와 조정 국면 진입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가격흐름 (그래픽=구글)
◇비트코인 9만달러선 이탈 후 다시 회복…유동성 경색 우려

비트코인은 장중 9만달러 밑으로 내려갔다가 회복했다. 기술주 투자자 상당수가 암호화폐를 함께 보유하고 있는 만큼, 비트코인 변동성이 주식시장 전반의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비트코인은 가치에 따라 움직이기보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현재 대형 투자자인 ‘고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미 금융시장에서 주식·비트코인·금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이른바 ‘에브리싱 셀오프(Everything Selloff)’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위험자산뿐 아니라 전통적 안전자산까지 동반 하락하면서 시장이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 현금 확보 중심의 유동성 경색 단계로 진입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이 위험자산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전형적인 위험회피가 아니라 현금을 우선 확보하려는 유동성 선호 변화로 해석된다.

◇10년물 소폭 하락해 4.11%...국제유가는 하루만에 반등

국채금리는 떨어졌다. 글로벌 국채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1.8bp(1bp=0.01%포인트) 빠진 4.115%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3.3bp 하락한 3.577%에서 움직이고 있다.

연준 내부에서는 인플레이션 둔화가 지연되거나 멈출 수 있다는 경고가 강화되고 있으며, 12월 금리 인하 전망에도 회의가 커지고 있는 게 금리를 끌어내리고 있다. 페드워치에서 금리가 인하될 확률은 48.6%로 여전히 50%를 밑돌고 있다.

연준내에서는 노동시장의 냉각을 두고는 의견이 갈리고 있고, 한쪽은 물가 압력에 낙관적이지만 다른 쪽은 현 금리가 경제를 충분히 제약하지 못한다고 보고 추가 인하가 물가 진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달러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01% 오른 99.60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 유가는 하루 만에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83달러(1.39%) 오른 배럴당 60.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지대지 전술 탄도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영토 내 군사 목표물을 타격하면서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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