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들 “AI 거품, 위험 요인…빅테크 투자 지출 과도”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19일, 오전 08:03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전 세계 펀드 매니저들이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가 과도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이달 7일부터 13일까지 5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172명 펀드 매니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업들의 AI 투자가 ‘과도하다’는 답변을 택한 펀드 매니저가 ‘과도하지 않다’는 답변을 택한 이보다 20%포인트 많았다. 해당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시각이 다수 의견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FT는 전했다.

BofA 애널리스트들은 “이 같은 수치 급증은 AI 자본지출(capex) 열풍의 규모와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향후 AI 지출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또한 펀드 매니저들의 45%가 AI 거품을 시장과 글로벌 경제에 대한 가장 큰 꼬리 위험(tail risk·발생 가능성은 작지만 한 번 현실화되면 큰 손실을 초래하는 위험)으로 꼽았다. 인플레이션이나 미국 소비 둔화 등을 제친 것으로, 이는 지난달 33%에서 12%포인트 늘어났다.

펀드 매니저들은 기업들의 지출 규모를 우려하고 있음에도 ‘글로벌 주식에 대한 비중 확대’ 등 투자 심리는 올해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4월 상호 관세로 전세계 시장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 직전의 수준이라고 FT는 짚었다. 원자재 비중 확대 의견도 2022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들의 평균 현금 비중은 포트폴리오의 3~7% 수준까지 떨어졌는데, BofA는 역사적으로 이 같은 수준으로 내려오면 통상 향후 1~3개월 동안 주식시장 하락과 국채 랠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거시 전망도 이달 개선돼 올해 처음으로 글로벌 성장 기대가 플러스(+)로 전환됐고, 응답자의 53%는 연착륙을 예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펀드 매니저 63%가 현재 주식시장이 과대평가 됐다고 믿는다고 답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조적인 신용 문제가 발생한다면 가장 가능성 높은 발원지를 묻는 질문에는 59%가 ‘사모펀드·사모신용 시장’ 부문을 꼽았다.

올해 미국 기술주가 기록적 랠리를 펼치는 과정에서 AI 인프라 개발을 위한 투자 급증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면서 이달 들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 이상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다음날 발표될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을 주시하고 있다.

AI 투자 붐은 신용시장도 재편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올해 AI 프로젝트 자금조달을 위해 2000억 달러 이상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더 많은 회사채가 ‘홍수처럼’ 나올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미 자산운용사 티로우프라이스의 안톤 도브로브스키는 “공공 및 민간 신용이 AI 투자 자금의 주요 원천으로 그 급격한 성장세는 몇 가지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들은 하이퍼스케일러 및 중소기업들의 AI 관련 누적 투자가 2029년까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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