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정치적인 핸드백" 日총리 '사나에 토트' 뭐길래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19일, 오전 11:44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핸드백 정치’가 주목받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권력이 있는 지도자는 가방을 들지 않는다는 금기를 깨고 첫 여성 총리로 커리어 우먼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AFP)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다카이치 총리의 검은색 핸드백, 이른바 ‘사나에 토트’가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의 가방 이후로 가장 정치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나에 토트’는 A4 용지가 들어가는 크기의 검은색 서류 가방으로, 일본 전통 가죽 브랜드 하마노의 제품이다. 최근 다카이치 총리의 ‘애착템’으로 유명해지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전에는 보수적이고 유행을 따르지 않는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였다.

‘사나에 토트’는 기존의 정치 지도자들의 문법을 바꾸는 패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여성 정치인들은 공식 석상에서 가방을 들고 나오지 않는다. 각국 최초 여성 국가 수반인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클라우디아 샤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미국 최초 여성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전 민주당 대선 후보와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마찬가지다. 대처 전 총리 이후 사나에 총리 전까지 가방을 들고 다닌 여성 정치인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NYT에 따르면 여성 정치인들이 가방을 들지 않는 이유는 ‘권력이 있는 남성’들이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인을 비롯해 기업 최고경영진(CEO) 등 고위직 남성들은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이는 가방을 들어줄 사람이 따로 있다는 인상을 준다. NYT는 “일반적으로 중요한 사람일수록 작은 가방을 들어야 한다. 상류층이라면 직접 많은 짐을 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며 “이제 다카이치 총리는 이러한 계산법을 바꾸고 있다”고 짚었다.

패션업계는 별다른 장식이 없는 실용적인 서류 가방을 든 다카이치 총리의 모습은 전형적인 커리어 우먼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에미 카메오카 보그재팬 패션 디렉터는 “전문직 여성으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한다’는 다카이치 총리의 선거 공약을 뒷받침하는 패션”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가방과 진주목걸이가 대처 전 총리를 연상케 한다고 NYT는 전했다. 대처 전 총리는 ‘핸드배깅(handbagging)’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공식 석상에 가방을 자주 들고 다녔다. 여성 지도자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시기에 가방을 들어 친근하면서도 존경받는 여성의 모습을 은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NYT는 “다카이치 총리의 가방이 예전(대처 전 총리의 가방)만큼 영향력과 역사적 반향을 일으킬지는 미지수이지만 일단 바이럴 마케팅에는 성공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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