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인천 연수구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해 중국인 무비자 단체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경제 매체 이차이는 현지 여행 플랫폼인 취날의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 주말(15~16일) 인기 있는 해외 여행지 순서가 재조정됐다고 19일 보도했다.
국제 항공권 주문 건수를 기준으로 할 때 지난 주말 가장 인기 있는 목적지는 한국이 뽑혔다. 한국에서 서울이 해외 여행 검색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이 인기 여행지를 차지했다. 싱가포르, 시드니, 발리 등은 전달보다 여행 예약 건수가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중국 여행객에게 인기 있던 지역은 일본이다. 일본관광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698만명으로 전년대비 187.9% 증가했다. 이는 한국 관광객(881만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올해 9월까지 누적 중국인 관광객은 약 750만명으로 이미 전년 수준을 넘었다. 연간 기준으로는 최대 900만명이 일본을 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중·일 갈등이 격화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달 7일 ‘대만 유사시 집단 자위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 후폭풍으로 중국 내 반일 감정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중국 문화여유부와 교육부는 일본 내 여행과 유학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지침을 내렸다. 중국국제항공(에너차이나)·중국동방항공·중국남방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은 일본행 비행편을 무료로 취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중국인 관광객들의 일본 여행 취소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5일부터 3일간 중국 항공사들이 일본행 항공권 약 49만1000장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인기 노선 전체 예약의 32% 정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차이는 “여러 여행사에 문의한 결과 일부 여행사들이 일본 관광 홍보 자료와 상품을 차례로 철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많은 관광객이 일본 여행을 대대적으로 취소하고 변경하기 시작했으며 일부 관광객은 직접 다른 관광지 상품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대형 여행사 직원은 “많은 관광객이 일본 관광 환불을 상담하고 있으며 앞으로 일본 여행 항공권과 호텔 가격은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춘절(중국 음력 설) 같은 성수기에서 일본은 항상 인기 순위 10위권에 들었으나 내년에는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일본 도쿄 긴자거리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 내 ‘노(NO) 재팬’ 기류로 일본 여행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가 대체 여행지로 부각되는 것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지난 9월말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비자 면제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국빈 방문하는 등 양국 교류가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이에 한국에서도 일본 여행을 취소한 중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특수가 몰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편 중국인 관광객을 잃게 된 일본 입장에선 적지 않은 손실이 예상된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지출은 1조7300억엔(약 16조3000억원)으로 전체 21.3%를 차지했다.
이차이는 “업계에서 일본 관광, 일상 제품, 백화점 등 소비 산업이 중국 관광객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좌절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