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머스캣, 글로리스타 등 한국산 프리미엄포도를 즐기고 있는 행사 참가자들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테이블에는 북미 시장에 처음 소개되는 한국산 프리미엄 포도가 정돈된 형태로 전시됐다. 이미 동남아와 대만 등지에서 고급 과일로 자리 잡은 샤인머스캣뿐 아니라 글로리스타·코코볼·홍주씨들리스·슈팅스타 등 국내 개발 신품종도 함께 선보였다. 단일 품종에 의존하던 기존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다품종 포트폴리오를 통해 시장 확대를 꾀하는 전략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행사장에서는 참석자들이 각 품종의 향과 식감, 당도를 비교하며 자유롭게 시식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한 바이어는 “한국 포도가 이렇게 다양한 개성과 스토리를 가진 제품군이라는 점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버진호텔 셰프가 신품종 포도로 구성한 디저트와 에피타이저는 “향이 빠르게 퍼지고 식감이 살아 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윤미정 aT 미주지역본부장은 “올해 초 신선딸기 런칭쇼에 이어 포도 분야까지 북미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며 “한국산 포도는 높은 당도와 아삭한 식감, 향긋한 풍미를 기반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신품종 중심의 시장 다변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프리미엄 포도 시장은 현재 캘리포니아산을 중심으로 칠레·페루·멕시코산이 공급을 보완하고 있다. 하지만 이상기후에 따른 생산량 감소, 숙련 노동력 부족, 생산비 상승 등이 겹치면서 프리미엄 제품군의 공급 공백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고품질·씨 없는 품종 선호가 커지는 가운데 글로리스타 등 한국산 프리미엄 포도가 ‘샤인머스캣 이후’의 대안으로 주목받을 여건이 무르익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ESU Farm의 다니엘 리 이사는 “미국 소비자는 씨 없고 껍질째 먹는 스낵형 포도, 그리고 아삭한 식감을 특히 좋아한다”며 “한국 신품종은 맛·향·식감 모두 북미 시장에 적합하다. 충분히 경쟁 구도를 흔들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 포도의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84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5.6% 증가했다. 올해는 10월 기준 59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7% 늘며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K콘텐츠가 형성한 ‘한국 프리미엄 이미지’가 과일까지 확장되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