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30달러로 LSEG 집계 월가 전망치(1.25달러)를 넘어섰다. 분기 총마진율은 73.4%를 기록했으며, 회사는 4분기에는 계획대로 75% 수준까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 성장엔진인 데이터센터 매출은 512억달러로 시장 예상치(490억9000만달러)보다 높고, 전년 대비 66%나 증가했다. 사실상 엔비디아 AI 칩 수요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이 중 GPU 매출이 430억달러, 네트워크 장비 매출은 82억달러였다.
전통 사업 부문도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게이밍 매출은 43억달러로 전년 대비 30% 늘었고, 전문가용 비주얼라이제이션 매출은 7억6000만달러로 56% 증가했다. 자동차·로보틱스 매출도 5억9200만달러로 32% 늘었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 전망을 약 650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월가 컨센서스(616억6000만달러)를 크게 웃돌 뿐 아니라 일부 낙관론자 전망(750억달러)에 조금 못 미치지만 강한 가이던스다.
최근 기술주가 높은 밸류에이션과 AI 투자 과열 우려로 흔들린 가운데, 월가는 엔비디아가 AI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견조함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엔비디아는 높은 기대와 높은 회의론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어려운 구간에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시장의 우려를 크게 잠재웠다”고 분석했다.
이번 실적은 엔비디아가 사실상 중국 시장 매출 없이 달성한 것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회사는 중국 수출 규제에 맞춰 H20 칩을 개발했지만, 3분기 관련 매출은 “유의미하지 않은” 수준이었다며 향후 전망에도 중국 매출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 테크기업들이 정부 요구로 국산 칩으로의 전환을 강하게 압박받고 있는 탓이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AI 과열론을 일축해왔다. 그는 “AI 투자가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고, 주요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은 새로운 장비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향후 몇 분기 동안 확보한 매출만 5000억달러 이상”이라고 말했다. 지난 3년 사이 엔비디아의 분기 매출 규모는 약 10배 확대됐고, 올해 연간 순이익은 인텔·AMD의 연매출을 합한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10월 장중 기준으로 시가총액 5조달러를 넘어서며 글로벌 최대 기업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이후 기술주 전반의 조정과 AI 지출 둔화 우려가 겹치며 주가가 11% 가량 후퇴했다. 이번 실적은 그러한 우려를 일정 부분 되돌리는 ‘재확인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