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xAI, 엔비디아 지원 사우디 데이터센터 첫 고객 낙점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0일, 오전 08:1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엔비디아가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중인 대규모 데이터센터 첫 고객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가 낙점됐다.

일론 머스크(가운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젠슨 황(오른쪽) 엔비디아 CEO. (사진=AFP)


1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와 머스크 CEO는 이날 미국 워싱턴 DC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미국-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압둘라 알스와하 사우디 정보통신기술부 장관과 대담을 통해 사우디에서 500메가와트(MW) 규모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500MW는 1년 동안 수십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다.

세계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인 이번 사업은 사우디 국부펀드 주도로 설립된 AI 기업 ‘휴메인’(Humain)과 함께 진행하며, 첫 고객으로 xAI가 합류한다.

프로젝트는 우선 1단계 사업으로 50MW 수준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이후 점차 규모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휴메인은 향후 수년간 이 프로젝트에 최대 60만개 이상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데이터센터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지난 5월 엔비디아가 휴메인과 맺은 500MW 규모 AI 칩 공급 계약을 기반으로 한다고 CNBC는 부연했다. 같은 달 설립됐던 휴메인은 파트너십 체결과 동시에 엔비디아 최신 아키텍처인 ‘블랙웰’ 기반 GB300 칩 1만 8000개를 구매했다.

황 CEO는 이번 협력의 상징성을 강조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그 “휴메인과의 파트너십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우리는 이 회사를 설립하고 시작할 때부터 협력했으며 이제 일론 머스크라는 놀라운 고객을 확보했다”며 “매출 0억달러짜리 스타트업이 이제 (곧바로) 일론 (머스크)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게 됐다. 시작부터 상상을 초월한다. 500MW는 엄청난 규모”라고 강조했다.

머스크 CEO도 데이터센터 규모를 500기가와트(GW)로 잠시 혼동했다가 발언을 정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GW는 1000㎿에 해당한다. 그는 “1000배 더 큰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은 나중으로 미뤄야겠다. 그건 8바질리언(bazillion)달러가 들 것”이라며 농담으로 무마했다. 바질리언은 실제 금액이 아니라 과장된 표현으로, 엄청나게 큰 비용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것이다.

한편 사우디에 지어지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엔비디아가 강조하는 ‘주권적 AI’의 가장 두드러진 사례로 평가된다. 엔비디아는 국가안보와 문화를 보호하기 위해 각국이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건설해야 할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머스크 CEO는 별도의 성명에서 “지능의 미래는 거대한 고효율 컴퓨팅과 가장 진보된 AI 모델의 결합을 통해 만들어질 것”이라며 “휴메인의 역량은 우리가 이러한 미래를 사우디에서 더욱 빠르게 구축하도록 돕는다”고 밝혔다.

CNBC는 “이번 프로젝트는 소수 하이퍼스케일러를 넘어 엔비디아 고가 AI 칩에 대한 잠재적 거대 시장이기도 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후원하는 행사에 황 CEO가 참석한 것은 미 행정부가 AI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어 “엔비디아는 향후 중국에 AI 칩을 공급하기 위한 라이선스를 획득하기 위해 미 정부를 상대로 로비 활동을 벌이는 있으며, 이 과정에서 황 CEO는 트럼프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휴메인의 데이터센터에는 AMD,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들도 총출동한다. AMD는 2030년까지 최대 1GW 전력을 요구하는 ‘인스팅트 MI450’ GPU를 공급하고, 퀄컴은 최근 출시한 AI 칩셋 ‘AI200’ 및 ‘AI250’을 바탕으로 200MW 규모의 칩을 제공할 계획이다. 인프라 구축에는 시스코도 참여한다.

AMD의 리사 수 CEO, 퀄컴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 등은 이날 행사 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맞이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글로벌 AI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도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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