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황 “AI 버블? 엔비디아를 봐라”…中 판매 난항은 계속(종합)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0일, 오전 10:13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절대강자 엔비디아가 또다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갈아치웠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 버블에 대한 많은 얘기가 있지만, 우리가 보는 상황은 전혀 다르다”며 AI 버블론을 정면 반박했다.

엔비디아는 19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3분기(2025년 10월 26일 종료) 매출 570억 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22%,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시장 전망치(549억 2000만달러)도 크게 웃돌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0월 31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AFP)
순이익 역시 319억1000만달러로 컨센서스(300억달러)와 전년(193억달러) 대비 모두를 상회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30달러로 LSEG 집계 월가 전망치(1.25달러)를 넘어섰다. 분기 총마진율은 73.4%를 기록했으며, 회사는 4분기에는 계획대로 75% 수준까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 전망을 약 650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월가 컨센서스(616억 6000만달러)를 크게 웃돌 뿐 아니라 일부 낙관론자 전망(750억달러)에 조금 못 미치지만 강한 가이던스다.

황 CEO는 실적발표 성명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배경에 대해 “블랙웰 판매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고, 클라우드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완판 상태”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AI의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며 “AI는 모든 곳으로 퍼져 나가며, 모든 것을 동시에 처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이번 분기 실적은 일단 단기적으로는 ‘AI 버블’ 우려로 불안해진 투자자들의 심리를 다소 진정시켰다. 엔비디아의 매출과 전망은 AI 붐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콘퍼런스 콜에서 황 CEO도 AI 버블론을 불식키는 데 중점을 둔 모습을 보였다. 그는 “AI 버블이라는 이야기가 많지만, 우리 관점에서 보면 상황은 전혀 다르게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신·고성능 모델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황 CEO는 ‘AI 인프라 1GW 구축 시 엔비디아 제품이 얼마나 포함되는가’라는 질문에 “AI 인프라 구축에서 엔비디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늘고 있다”며 “최상위 블랙웰 라인업이 전체의 약 30%를 차지하고, 차세대 제품은 이 비중을 더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도 “3분기에 블랙웰 기반의 GB300 칩의 엔비디아 매출 기여도가 이전 모델인 GB200을 앞질렀다”고 전했다. 엔비디아의 핵심 사업인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512억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애널리스트 전망치 490억 9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성과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66% 증가했다. 이 중 GPU 등 ‘컴퓨트’ 매출이 430억달러였으며, 상당 부분은 GB300 칩의 판매가 견인했다.

더 많은 기업과 국가로 엔비디아 AI 칩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황 CEO는 최근 앤트로픽의 협력 발표를 언급하며 “앤트로픽이 엔비디아 아키텍처에서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이제 주요 AI 모델들이 모두 엔비디아 기술 위에서 구동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우리는 그 모두를 실행한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전날(18일) 앤트로픽에 100억달러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엔비디아는 앤트로픽 모델이 성능·효율성·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하는 설계와 엔지니어링 작업에 협력할 예정이다.

또 엔비디아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AI업체 xAI,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지원하는 AI 기업 휴메인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AI 인프라·슈퍼컴퓨터에 투자, 중동 진출을 본격화한다. 이들은 우선 50㎿ 수준의 1단계 사업을 시작하고, 이후에 점차 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다만 사업 확장 전략에 있어서 중국 시장은 여전히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중국 수출 규제에 맞춰 전용 H20 칩을 개발했지만 3분기 관련 매출은 ‘유의미하지 않은’ 수준이었다. 향후 4분기 전망에도 중국 매출을 반영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는 중국 테크기업들이 정부 요구로 국산 칩으로의 전환을 강하게 압박받고 있는 탓이다.

크레스 CFO는 “중국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규모 H20 주문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중국에서 (많은) 판매가 이뤄지지 못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중국 개발자들을 엔비디아 생태계로 끌어들이기 위해, 엔비디아는 미·중 정부와의 협력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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