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옳은 일 해도 안 통해…다카이치, 중국과 대화 노력 보여야"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0일, 오후 02:22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선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과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2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중국 정치 전문가인 가와시마 신 도쿄대 교수는 중일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데 대해 “일본 정부가 ‘옳은 일만 하면 괜찮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나, 중국은 그와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하며 일본 정부가 신중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가와시마 교수는 아사히와 인터뷰에서 “일본이 중국의 프레임 전환이나 말 바꾸기에 휘둘리지 말고 사실에 근거에 사안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내 다양한 의견 속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현상 유지가 아닌 중국과의 대화를 원하는 모습을 대내외에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일본을 대만 문제로 불신하게 된 계기는 다카이치 총리가 자유민주당(자민당) 총재에 당선될 때부터 서서히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다카이치의 자민당 총재 당선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일본어로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그 후 다카이치 총리는 한국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대만 대표로 참석한 린신이 대만 총통부 선임고문과 면담하고,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중국이 대만 독립 성향 인사로 여기는 라이 총통과 다카이치 총리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듯한 일련의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국회 답변 과정에서 “대만 유사는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중국의 반발이 극에 달했다.

가와시마 교수는 “이미 예민해져 있는 마당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는 ‘맞춤형 공’이 날아들었다는 게 중국 측의 생각일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중국은 일본이 현 상황을 바꾸려고 한다, 일본이 중국에 내정간섭을 하고 있다, 그 책임이 일본 탓이라는 서사를 확장하며 대응 조치의 수위를 하나하나 높여가고 있다”며 “이는 2012년 센카쿠 열도를 둘러싸고 중일 관계가 악화되었을 때와 똑같은 전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은 일본 여행 자제를 촉구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지역 정상회의(G20 정상회의)에 맞춰 예정된 일중 정상 회담 일정도 거부했다.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사실상 수입 중단도 예상된 흐름이라는 게 가와시마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18일 베이징에서 일중 양국의 외무성 국장급 협의가 있었지만, 일본 측은 일본의 입장을 주장해 중국 측이 원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중국이 수산물 수입 중지를 다음 공으로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가와시마 교수는 또 미국이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언급하지 않고 일본과 완전히 동조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중국이 보복 수위를 높이게 된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센카쿠 열도와 대만 주변의 군사 활동 강화 외에도 중국 방문 비자 절차 제한과 일본으로의 희토류 수출 제한이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는 양국이 수년간 협상하고 완화해온 조치들을 되돌릴 수도 있다. (보복 보치)은 당분간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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