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나이메헌에 위치한 넥스페리아 본사 전경. (사진=AFP)
2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빈센트 카레만스 네덜란드 경제부 장관은 전날 넥스페리아에 대한 행정 명령 정지를 발표했다.
카레만스 장관은 성명을 통해 “최근 상황을 고려할 때 유럽 및 국제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한 후 넥스페리아에 발부된 행정 명령을 정지하는 건설적인 조치를 취할 적기라고 믿는다”면서 “우리는 당분간 중국 정부와 건설적인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넥스페리아는 중국 기업인 윙테크가 인수한 네덜란드의 반도체 업체다. 앞서 지난 9월 미국은 대중 제재 차원에서 윙테크를 일명 ‘블랙리스트’에 올린 바 있다. 이후 네덜란드 정부가 넥스페리아의 자산과 지식재산권(IP)을 동결하고 경영권에 개입했다.
중국은 이에 반발하면서 지난달부터 넥스페리아에 대한 칩 수출을 제한했다. 이후 넥스페리아는 중국과 EU 경제무역 갈등의 주요 현안으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미·중 정상회담으로 경제무역 현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고 휴전 분위기가 형성됐다. 중국은 이에 넥스페리아에 대한 수출 통제를 중단했고 네덜란드가 경영권 개입을 중단하게 된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네덜란드의 행정 명령 중단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양국) 협의에서 중국은 글로벌 반도체 생산·공급망 혼란의 원인과 책임이 네덜란드에 있음을 강조하며 넥스페리아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조치가 넥스페리아로 비롯된 글로벌 반도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중국과 EU는 넥스페리아를 비롯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 희토류 등 수출 통제 등 다양한 경제무역 현안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중 중국의 반발을 샀던 넥스페리아 문제가 일단 진정되면서 양측 협상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중국측은 여전히 네덜란드에 넥스페리아 문제에 대한 완전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네덜란드 법원이 윙테크의 넥스페리아 통제권을 박탈한 잘못된 판결은 문제 해결을 방해하는 핵심”이라면서 “네덜란드측이 진정한 건설적 해결책을 제시할 의지를 계속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유예 조치가 진정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네덜란드 측이 개입 이전 상태로 시장 상황과 안정성을 회복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소의 젠 준보 중국-유럽 관계 센터 소장은 “네덜란드의 개입 중단 발표는 이전의 부적절한 행동을 감추려는 시도로 보이지만 개념 자체가 여전히 모호하다”면서 “중국이 지명한 회장과 경영진이 복귀할 수 있을지, 국유화 조치가 철회될지, 회사의 정상적인 지배 구조가 복원될지는 모두 네덜란드가 진정으로 개입을 중단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