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은 570억달러로 전년 대비 62% 급증했다. 월가 전망치(552억달러)를 가볍게 뛰어넘었고, 순이익은 319억달러로 65%나 늘었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512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황 CEO는 “우리는 AI의 선순환(virtuous cycle)에 진입했다. AI는 모든 곳에서, 모든 것을, 동시에 하고 있다”고 말하며 폭발적 수요가 지속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시장을 더 들뜨게 만든 건 다음 분기 전망이었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을 650억달러로 제시했다. 시장 예상치를 약 30억달러 웃도는 수치다. 발표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최대 6.5% 급등했고, 기술주 전반으로 매수세가 퍼졌다. 시장에 번지던 AI 투자 피로감이 순식간에 ‘기대감’으로 뒤바뀐 순간이었다.
사실 최근 시장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 지분 58억달러어치를 전량 매도했고, 피터 틸 계열 펀드와 ‘빅쇼트’의 마이클 버리도 엔비디아·팔란티어 등 AI 대표주에 대한 공매도를 확대했다. 글로벌 펀드매니저의 45%가 “AI 버블이 시장 최대 리스크”라고 답할 정도로 불안심리가 고조돼 있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실적은 이러한 우려를 뿌리째 뒤흔들었다.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황 CEO는 실적 발표 후 “AI 버블에 대한 말이 많지만, 우리의 관점에서는 매우 다른 모습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은 매우 강하다. 우리는 매우 강한 한 해를 위해 좋은 계획을 세웠다”고 덧붙이며 시장의 과도한 비관론을 반박했다. 블랙웰 GPU의 기록적 판매는 AI 투자가 단기 과열이 아니라 구조적 확장의 과정이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AMD·브로드컴·퀄컴 등 후발주자의 추격에 대해서도 황 CEO는 “대체 칩을 시험한 고객들이 다시 우리 생태계로 돌아오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엔비디아는 여전히 AI 가속기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