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깜짝실적'에도 뉴욕증시 하락반전…AI 고평가 우려 확산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1일, 오전 04:20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는 20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인공지능(AI) 투자 열기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커지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기준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나스닥지수는 장중 2% 이상 올랐다가 1.7% 급락 반전했다. S&P500 지수는 1.2% 떨어지고 있고, 다우지수도 0.6% 가량 하락 중이다.

엔비디아는 전날 장 마감 후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돈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한때 5% 이상 급등했으나, 장중 2.7% 떨어지고 있다. 이외 매그니피센트 7도 일제히 하락 중이다. 애플은 0.6%, 마이크로소프트는 1.4%, 아마존은 1.7%, 메타는 0.9%, 테슬라도 1% 가량 빠지고 있다.

시장 변동성을 보여주는 Cboe 변동성지수(VIX)는 불과 두 시간 만에 20에서 28까지 치솟으며 급등세를 보였다. 월가에서는 “공포 지표가 경계선을 넘어섰다”며 매수 심리가 빠르게 위축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 “AI 인프라 투자 과열”…고평가 부담 재부상

최근 주요 기술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건설 등 AI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고평가 논란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아마존·메타·오라클·알파벳 등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시장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지출을 늘리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픽테자산운용의 아룬 사이 전략가는 “엔비디아의 폭발적 실적이 단기 우려를 완화한 것은 맞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AI 관련 종목들의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고 보고 있다”며 “빅테크의 막대한 AI 투자비가 언제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리사 쿡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도 이날 연설에서 “주식·회사채·대출·부동산 등 여러 시장에서 자산가격이 역사적 평균 대비 높다”고 지적했다.

◇ 엔비디아 관련주 약세…반도체·소프트웨어 동반 하락

반도체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AMD·브로드컴·마벨테크놀로지가 포함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7% 떨어지는 중이다.

엔비디아의 매출채권 증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보케 캐피털 파트너스의 킴벌리 포리스트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제품이 잘 팔린다고 한다면 왜 대금 회수가 더딘지 질문이 생긴다”며 시장 불안 요인을 지적했다.

기술·소프트웨어 기업도 급락했다. 팔란티어는 5.4% 떨어졌고, 오라클은 5.1%, 로빈후드는 9% 급락 중이다..

소비 관련 종목에는 배스앤드바디웍스가 연간 실적 전망 하향 조정으로 26% 폭락해 팬데믹 초기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도 5% 넘게 하락하며 최근 한 달간 20% 떨어진 상태다.

◇ 고용지표 혼조…“12월 금리인하 확정적 아냐”

셧다운 여파로 지연됐던 9월 고용보고서가 이날 공개됐다. 비농업 일자리는 11만9000개 증가해 예상치를 웃돌았다. 다만 실업률은 4.4%로 상승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 건으로 줄어 기업들이 여전히 인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공개된 연준 의사록에서는 금리 추가 인하를 두고 위원들 사이의 견해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준의 12월 금리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미 국채는 안전자산 선호 속에 강세를 나타냈고, 10년물 금리는 4.09%로 0.04%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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