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엔비이다 '어닝 서프라이즈' 효과 무색…나스닥 2.2%↓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1일, 오전 06:18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는 20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AI 투자 열기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커지며 급격한 변동성에 휩싸였다.변동성지수(VIX)는 불과 두 시간 만에 20에서 28까지 급등했으며, 나스닥의 장중 변동 폭은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 관세 발표 이후 가장 컸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1.56% 내린 6538.76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2.16% 급락한 2만2078.048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84% 내린 4만5752.26을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전날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개장 직후 5% 이상 급등했으나, 정규장에서는 3.2%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해 강세를 이어온 팰런티어는 5.85%, 오라클은 6.59%, 로빈후드는 10.11% 급락하는 등 매그니피센트 7을 포함한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AI 관련 빅테크의 고평가 논란이 다시 부상하며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AI 수익성 의문”…고평가 부담 재부상

이번 급락의 핵심 배경으로는 AI 투자 대비 실제 수익성에 대한 근본적 의구심이 지목된다. 엔비디아의 폭발적 실적에도 불구하고 “AI가 향후 몇 년간 지금과 같은 속도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가”라는 회의론이 다시 살아났다는 것이다.

픽테자산운용의 아룬 사이 전략가는 “엔비디아 실적이 단기 우려를 덜어주긴 했지만, 시장은 AI 인프라 투자가 언제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질지 여전히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사 쿡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역시 “여러 자산시장에서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고평가 부담을 강조했다.

밀러 타박의 매트 말리 수석 시장 전략가는 “핵심 질문은 ‘AI가 시장이 기대하는 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일부 투자자들이 장기 수익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 관련주·반도체·소프트웨어 동반 하락

반도체주는 AMD·브로드컴·마벨테크놀로지가 포함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77% 떨어지는 등 일제히 하락했다. 엔비디아 매출채권 증가에 대한 우려도 시장 불안을 더했다. 보케 캐피털 파트너스의 킴벌리 포리스트 CIO는 “제품이 잘 팔린다고 한다면 왜 대금 회수가 더딘지 질문이 생긴다”며 수익성 구조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소프트웨어와 기술주 전반에서도 급락이 이어졌다. 팔란티어는 5%대, 오라클은 5.1%, 로빈후드는 9% 급락했다. 소비 관련 종목인 배스앤드바디웍스는 실적 전망 하향 조정으로 26% 폭락해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급락·CTA 자동매매…변동성 증폭

비트코인은 8만7000달러 아래로 밀리며 5% 하락했고, 최근 한 달간 낙폭은 20%를 넘겼다. 이는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는 평가다.

여기에 금요일 예정된 옵션 만기(OPX)를 앞둔 포지션 조정,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공격적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우려 등이 겹치며 기술주 중심으로 매도가 쏟아졌다.

시장에서는 CTA(상품투자자문)·퀀트 전략 등 체계적 자동매매 시스템도 하락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들 알고리즘은 가격 하락이나 변동성 확대 시 기계적으로 비중을 축소하는 경향이 있어, 매도 신호가 연쇄적으로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서스퀘한나 인터내셔널 그룹의 크리스 머피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끝난 지금,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연말 랠리의 동력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CTA 포지션은 여전히 취약하며, 추가 하락 시 매도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용지표 혼조…“12월 금리인하 확정적 아냐”

셧다운 여파로 지연됐던 9월 고용보고서가 이날 공개되면서 금리 전망은 더욱 복잡해졌다. 비농업 일자리는 11만9000개 증가해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실업률은 4.4%로 상승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 건으로 감소해 기업들이 여전히 인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공개된 연준 의사록에서는 금리 인하를 두고 위원들 간 견해차가 뚜렷하게 드러났고, 혼재된 고용 신호는 12월 금리 결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

파이퍼 샌들러의 크레이그 존슨 수석 기술적 분석가는 “엔비디아 실적으로 긴장이 일부 완화되긴 했지만, 시장의 폭(breadth)이 안정되고 회복 국면에 접어들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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