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美의 우크라 종전 계획 접수…트럼프와 곧 논의”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1일, 오전 07:38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이 마련한 평화 계획 초안을 접수했다면서 이를 두고 조만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백악관은 해당 구상안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수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공식적으로 평화 계획 초안을 전달했다면서 “우리 국민에게 중요한 근본 원칙들을 설명했으며 미국과 전쟁을 품위있게 끝낼 수 있는 방향으로 평화안 조항을 함께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현재 존재하는 외교적 기회와 평화를 이루기 위한 핵심 요소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과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미국 측 평화 구상안을 전달 받은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미국의 계획안 초안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해당안은 가자 휴전안을 본보기 삼아 우크라이나 평화체제, 안전보장, 유럽의 안보, 미국과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간의 미래 관계 구상 등 4개 범주에 걸쳐 총 28개 조항으로 이뤄져 있으며 러시아가 오래전부터 요구해온 양보 조건들이 포함돼 있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후 진행된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팀이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측과 접촉해 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계획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계획이 진행 중이고 변동 가능성이 있어 세부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다”며 “대통령은 이 계획을 지지한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에게 좋은 계획이며 양측 모두 수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몇몇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들과 지난 주에 만나 조용히 계획을 조율해 왔으며, 약 한 달간 작업해 온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판과 회의론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휴전협정을 성사시킨 역사적 성공을 기억하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도 그와 같은 결과가 가능하다고 믿으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측이 러시아와 협의해 마련한 이 구상안을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구상안에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 지역의 일부 영토를 러시아에 넘기고, 러시아 제재를 해제하며, 전쟁범죄 조사를 중단하고, 우크라이나군 규모를 제한하는 등 우크라이나가 반복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힌 조항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 외교가에선 이 같은 구상안에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과거에도 동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평화협정을 승인한 뒤 결국 2022년 침공을 감행한 바 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일시적으로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가 이내 태도를 바꾸는 전례가 적지 않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러시아는 21일부터 시작되는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와 루크오일에 대한 미국의 신규 제재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을 압박하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러시아 군 고위 참모들과 참모본부에서 회의를 열었다.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TV로 중계된 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군이 여러 거점을 점령했으며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주의 주요 도시 쿠피안스크를 장악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또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의 요충지인 포크로우스크의 70% 이상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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