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취임 한달…日 언론 "지지율 순항 속 외교 시험대"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1일, 오전 09:59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1일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일본 언론들은 다카이치 내각이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점에 대해선 동아시아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도록 신중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AFP)
◇트럼프와 정상회담 순조로운 출발 … 중일 외교 불씨 지펴

2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다카이치 정권 한달에 대한 기대와 우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출범 한 달을 맞는 다카이치 내각은 높은 지지지율로 출발해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높은 지지율이라는 정치적 자산을 잘 활용해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실행에서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중국과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외교 부문에선 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등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대만 유사시 개입 관련 국회 답변이 중일 외교에 불씨를 지폈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중국이 내놓은 대응 조치는 용납할 수 없지만, 총리로서 발언이 다소 강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떨칠 수 없다”며 “대(對)중국 외교의 재건을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이날 오피니언면에서 다카이치 행정부가 높은 내각 지지율로 호감을 얻었으나 대만 유사 대응 발언을 계기로 취임 직후 ‘허니문 기간’의 고양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정권 기반이 취약하다는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버팀목’인 내각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면 발판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민당 전직 각료는 “(중국의 잇따른 경제 보복조치가)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이 내각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사진=로이터)
◇“다카이치 정권, 국내 지지층과 중국 사이에서 갈등 겪을 것”

마이니치는 다카이치 총리 발언에 대한 자민당 내부 불만의 목소리도 전했다. 일본 역대 정권은 중국을 자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대만 유사 사태 인정에 대해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해 왔는데, 다카이치 총리가 이런 관례를 깼다는 것이다.

자민당 관계자는 “다카이치 총리가 강경하고 날카로운 발언으로 보수층의 지지를 받아왔지만 의원으로서의 발언과 총리로서의 발언을 혼동하면 곤란하다”는 불평을 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외무성 고위 관계자도 “‘일본이 먼저 나섰다’는 명분을 중국에 줬다”며 중국 측에 약점을 잡히는 결과가 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마이니치는 “중국의 반발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카이치 정권은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지지율을 떠받치는 국내 지지층과 중국 사이에서 갈등을 겪으며 정권을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도통신은 전날 논평을 통해 동북아시아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고 안보전략 개정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비상사태가 ‘존립 위기 상황’이 될 수 있다는 발언이 주변국에는 또 다른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아시아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도록 국제적 책임과 신중한 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정권이 비핵 3원칙 재검토와 방위비 증액, 방위장비 수출 규제 완화 등 국가안보전략 등 안보 관련 3개 문서의 개정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중국 시진핑 정권의 급속한 군비 확장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의 강한 매파 성향으로 주변국들이 경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후 일본의 안보 정책을 전환하는 것은 중국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교도통신은 “중일 양국은 공동이익을 확대하는 ‘전략적 상호호혜 관계’ 추진의 중요성을 공유한다”며 “대중 관계를 고려하면서 신중하게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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