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걸그룹 캣츠아이를 모델로 기용해 다양성을 강조한 갭 청바지 광고. (사진=GAP)
20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갭 그룹은 11월 1일로 종료된 2025회계연도 3분기에 39억 4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8억 3000만달러)보다 3% 증가한 금액으로, LSEG 전망치 39억 1000만달러도 웃돌았다.
순이익은 2억 3600만달러(주당 0.62달러)로 1년 전 2억 7400만달러(주당 0.72달러) 대비 14% 감소했지만, 이 역시 시장 전망치인 주당순이익(EPS)0.59달러를 상회한 것이다. 카트리나 오코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순이익이 14% 감소한 것은 주로 관세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 총이익률도 관세 영향으로 0.3%포인트 하락한 42.4%를 기록했으나, 시장 예상치인 41.2%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회사는 내년 2월 1일 종료하는 2025회계연도 연간 매출이 전년대비 1.7~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이전에 제시한 가이던스(1~2%)에서 상향조정한 수치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한다. 관세를 반영한 영업이익률 전망치도 기존 6.7~7%에서 7.2% 내외로 높여 제시했다. 관세 영향은 1~1.1%포인트로 추산됐다.
갭 브랜드의 광고가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한 핵심 동력이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지난 7월 아메리칸 이글이 미국 2030 여성들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는 배우 시드니 스위니를 앞세운 광고로 백인 우월주의·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키자, 갭은 여러 인종이 섞인 K팝 아이돌 캣츠아이를 전면에 내세워 다양성·포용성을 강조한 광고로 맞대응했다.
2000년대 초 발매된 켈리스의 ‘밀크셰이크’ 노래에 맞춰 캣츠아이가 춤을 추는 이 광고 캠페인은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끌어모았다. 그 결과 그룹 전체 동일매장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5%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3.1%)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급등 구간을 제외하면 2017회계연도 이후 가장 강력한 성장세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갭 브랜드는 동일매장 매출이 무려 7% 급증해 시장 예상(3.2%)을 2배 이상 상회했다. 매출도 6% 늘어난 9억 5100만달러로 집계됐다. 그룹 최대 매출원인 올드네이비(Old Navy) 브랜드 역시 동일매장 매출이 6% 증가해 예상치(3.8%)를 뛰어넘었다. 매출은 5% 증가한 23억달러를 기록했다. 아동복·유아복과 데님, 액티브웨어 등 주요 상품군에서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다.
바나나리퍼블릭(Banana Republic) 브랜드도 전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은 4억 64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 늘었고, 동일매장 매출도 4% 증가해 시장 기대(3.2%)를 웃돌았다. 반면 아슬레타(Athleta) 브랜드는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1% 감소한 2억 5700만달러에 그쳤다.
갭 그룹은 7분기 연속 전 브랜드 합산 동일매장 플러스 매출을 지속했는데, 의류 업계 전반이 침체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리처드 딕슨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문화적 연관성을 되살리려는 노력, 수익성 증대 및 운영 개선 집중, 브랜드별 차별화 전략 등이 실질적인 성장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딕슨 CEO는 “외부 데이터는 소비자, 특히 저소득층 소비자에게 거시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고객들은 여전히 우리 제품의 가격 대비 가치를 인정하고 지갑을 열고 있다”며 “가격경쟁력과 상품기획력 등 우리만의 스타일은 경쟁 구도를 돌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 제품들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만큼, 연말연시 쇼핑 시즌을 앞두고 자신감도 충만하다. 시즌 초반을 훌륭하게 시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