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브라질 농산물 관세 철폐…3개월만에 관세율 0%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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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11월 21일, 오전 10:58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브라질 농산물에 대한 40% 관세를 철폐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물가가 지지율에 타격을 주자 트럼프 행정부는 장바구니 물가 관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사진=AFP)
이날 백악관이 공개한 ‘브라질 정부에 대한 관세 적용범위 수정’ 행정명령에 따르면 소고기, 커피, 코코아, 과일 등 브라질 특정 농산물에 대한 40% 추가 관세가 미 동부시간 기준 지난 13일 0시1분부로 면제됐다. 이미 납부된 관세는 소급 적용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이유로 올해 8월부터 브라질에 총 50%(상호관세 10%+추가 관세 40%)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고물가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에 타격을 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4일 소고기, 커피, 토마토, 바나나와 파인애플을 비롯한 열대과일, 견과류, 향신료 등 특정 농산물에 대한 상호관세를 면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날 브라질에 대한 추가 관세 40%까지 철폐되면서 브라질 농산물 대다수에 대한 관세율이 ‘0%’가 됐다.

브라질은 미국이 소비하는 커피의 약 3분의 1을 공급하는 국가로 소고기 주요 공급국이기도 하다. 올해 미국 소매 커피 가격은 관세와 기상 요인으로 인한 생산 차질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최대 40%까지 상승했다.

이달 18일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8%로, 집권 2기 최저치 수준을 기록했다. 고공행진 중인 생활 물가와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조사 관련 처리에 불만이 배경으로 지목됐다.

미국 뉴욕 소재 원자재 컨설팅 전문 업체 J게인스의 주디스 게인스 대표는 “관세로 인해 창고에 쌓여 있던 브라질산 커피들이 미국 로스터 업체들로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이번 조치가 즉각적인 효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질육류수출업협회(Abiec)는 “이번 철폐 조치는 무역 협상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행정명령에는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강경 보수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을 쿠데타 모의 혐의로 기소·유죄 선고한 브라질 사법기관 관계자들에 대한 제재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재판을 주도한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과 그 아내 등에 대한 제재를 내렸으며, 다른 대법관들과 일부 장관들의 미국 비자도 취소된 바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40% 관세가 철회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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