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의원 “中위협 대응에 미일 동맹 적극 활용해야”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1일, 오전 11:1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의 경제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의 동맹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일본유신회 소속 세키 헤이 참의원(상원) 의원은 20일 도쿄에서 블룸버그통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일본에 장기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단기적인 타협만을 추구해선 안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키 의원은 중국인 출신으로, 2007년 일본에 귀화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올해 7월 일본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현재 외교·국방위원회 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9월 초 세키 의원의 중국 본토·홍콩·마카오 입국을 금지했다. 그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했으며, 오랜 기간 대만·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신장·티베트·홍콩 등과 관련해 근거 없이 중국을 비난해 내정에 간섭했다는 이유다.

중국인 출신 일본유신회 소속 세키 헤이 참의원(상원) 의원. (사진=블룸버그 영상 캡처)


세키 의원은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관련 발언으로 촉발된 중국과의 외교 갈등에 대해 “중국이 10여년 전 일본을 상대로 사용했던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현재 이미 많은 국가들이 중국의 핵심 광물 지배력을 문제삼고 있다. 또 미국과 불안정한 무역 휴전에 놓인 상황에서 일본과의 전면적인 무역전쟁은 중국의 경제적 입지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키 의원은 “만약 중국이 희토류 제한을 무기로 사용하겠다고 시사하면, 일본은 주도권을 쥐고 있는 반도체 제조장치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과 힘을 합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중국보다 국토 면적이 작고, 군사적으로도 열세일지 모른다. 하지만 일본에는 중국에 없는 강점이 있다. 일본에는 동맹국이 있다. 미일 동맹은 바로 이런 상황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 일본의 대중국 수출 중 반도체 제조장비는 약 12%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이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 역량을 약화시키기 위해, 반도체 제조장비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 우위를 가진 일본에 공동 대응을 지속 요청해왔다고 블룸버그는 부연했다.

세키 의원은 또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의 요구에 따라 발언을 철회해선 안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그 발언은 일본이 대만의 독립을 지키려는 미국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중국에 더 명확히 전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만 유사 상황을 고려할 때, 일본 총리가 다소 과감한 발언을 한 것은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에 대한 일종의 억지력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세키 의원은 “중국이 강경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실제 행동은 일본과의 경제 활동을 본격적으로 중단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여행도 전면적인 금지가 아닌 경고 수준에 그쳤다”며 “중국 정부도 일본에 가할 수 있는 조치의 한계를 알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중국이 일본 기업들을 전부 추방한다면 일본은 손해를 보볼 것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그 일본 기업들이 수많은 중국인을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일 동맹 결속을 강조하며 “일본 방위에 대한 우리의 공약 책임은 확고하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대일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처음으로 미 정부의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중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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