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최근 일본에서 500원짜리 한국 동전이 500엔 동전으로 혼동돼 결제되는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00원과 500엔의 화폐 가치는 10배 가까이 나는데, 크기와 무게가 비슷해 혼잡한 시간대에는 바로 구분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20일 일본 방송 FNN(후지뉴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최근 음식점·주유소 등 현금 결제가 잦은 업종을 중심으로 엔화 500엔(약 4700원) 대신 한국의 500원 동전을 내고 가는 손님들이 증가하며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후쿠시마현 한 라면 가게에서는 지난 4일 한 손님이 500엔 대신 500원 동전을 지불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도쿄 가쓰시카구의 한 목욕탕도 매출을 정산하던 중 500엔 동전 더미에서 500원 동전을 발견했다.

피해를 본 가게 주인들은 “두 동전의 외형이 매우 흡사하고 크기와 무게가 거의 같아 바쁜 시간에는 구분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미야기·오사키시 주유소, 후쿠시마·니혼마쓰시 라멘집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신주쿠에서 우동 가게를 운영하는 이토 다카시(69)는 매체를 통해 “지난 10년 동안 약 15차례 비슷한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500엔과 500원 두 동전 모두 지름이 26.5㎜로 똑같다. 무게 역시 우리의 500원은 7.7g이고, 일본 500엔의 경우 구권이 7g, 신권이 7.1g이어서 1g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앞서 1999년에도 500원 동전 일부를 깎아 무게를 500엔과 정확히 맞춘 뒤 자판기에 넣고 거스름돈을 챙기는 범죄가 잇따라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신형 500엔 동전 발행과 자판기 개선 등의 대응책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