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소비자심리지수, 최저수준 근접…“생활비 부담·고용불안 겹쳐”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2일, 오전 01:56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 판단이 11월에도 크게 악화하며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물가와 소득 둔화, 고용 불안이 커지면서 개인 재정 여건에 대한 평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21일(현지시간) 미시간대가 발표한 11월 소비자심리지수 최종치는 51로, 10월(53.6)보다 낮아졌다. 예비치보다는 소폭 높았으나 역사적 저점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경기 판단지수는 전달보다 7.5포인트 급락한 51.1을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개인 재정 여건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도 2009년 이후 가장 비관적인 수준으로 떨어졌다.

조앤 쉬 미시간대 소비자조사 책임자는 “소비자들은 높은 물가가 장기간 이어지고 소득이 약화하는 데 대해 지속적으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5%로 3개월 연속 낮아졌으며, 향후 5∼10년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3.4%로 10월(3.9%) 대비 하락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여전히 높은 생활비와 고용 안전성에 대해 불안감을 드러냈다.

특히 향후 개인 실직 가능성을 우려하는 비율은 2020년 7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실업급여를 지속적으로 받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이달 초 4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해 재취업 환경이 악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보고서는 또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소비 여력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쉬 책임자는 “자산을 보유한 상위 계층은 지출을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이지만, 비(非)주식 보유 가구의 재정 상태는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며 “거시 지표가 이러한 취약성을 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역사상 최장 기간 이어졌던 정부 셧다운이 해제됐음에도 단기 경기 전망은 소폭 악화했다. 자동차·가전 등 내구재 구매 여건 평가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번 조사는 11월 3∼17일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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