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평화안에 포함된 조항은 협상 불가능한 것이냐’는 질문에 “최종안은 아니다”며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이 전쟁은 진작 끝났어야 했다”고 했지만, 어떤 조정이 가능한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AFP)
이번 평화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제 특사 키릴 드미트리예프가 협상을 거쳐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안에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과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요구한 조건이 거의 다 반영됐다. 반면 우크라이나 측이나 유럽 동맹국들의 요구 사항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원안을 그대로 수락할 가능성이 거의 없음을 시사했다. 그는 21일 대국민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안 제안을 놓고 우크라이나가 처한 상황에 대해 “지금은 우리는 ‘존엄성을 잃는 것’과 ‘미국의 지원을 상실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제안을 수용하면 자유도, 품위도, 정의도 없는 삶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수락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완곡히 표현했다. 다만, 그는 “논리를 제시하고, 설득하고, 대안을 제안하겠다”며 미국과 해법을 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유럽연합(EU)·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폴란드·일본·캐나다 등의 정상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미국의 지속적 노력을 환영한다”면서도 “해당 초안은 추가 작업이 필요한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국경을 무력으로 변경해선 안 되며, 군 규모 제한이 우크라이나에만 적용되는 것에도 반대했다. 또 나토와 연관된 조항에 대해선 EU와 나토 회원국 동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국가안보보좌관들은 오는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평화안의 향후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측에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위트코프 특사,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이 참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