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쑤저우에서 상하이까지 100km 이상 도보를 주행한 애지봇의 휴머노이드 로봇 ‘A2’. (사진=바이두 화면 갈무리)
23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로봇 기업 애지봇(중국명 즈위안)의 휴머노이드 로봇 A2가 106.286km에 이르는 보행을 마치고 상하이 와이탄에 도착했다.
이번 보행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걸은 가장 먼 거리’ 부문에서 기네스 세계 기록을 수립했다.
A2는 12일 저녁 장쑤성 쑤저우시의 진지호를 출발해 관광 명소와 시가지, 도로를 통해 상하이까지 걸어갔다. 걷는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제한됐다.
애지봇은 이번 보행에 도전하기에 앞서 다양한 경사면, 잔디밭, 자갈길 등에서 3500시간 이상 테스트를 수행했다.
애지봇의 수석 부사장 왕창은 중국 매체 이차이와 인터뷰에서 “이족보행 로봇이 걷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다양한 비표준 상황에서 꾸준히 걷고, 오랫동안 걷고, 신뢰성 있게 걷는 것이 어려운 문제”라면서 “이것이 공학의 한계”라고 말했다.
이번에 보행에 도전한 A2는 애지봇이 대량 생산하는 모델이다. 특별히 따로 제작하진 않았고 다만 추가로 위성항법장치(GPS)를 장착했다. 해당 모델은 원격으로 조종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반자율 상태로 보행했기 때문에 추가 장치를 적용한 것이다.
로봇이 걸어갈 때 주의해야 했던 것은 아스팔트 같은 여러 도로 조건과 함께 도로변 구경꾼, 자동차, 교통 신호 등이었다. 현재 로봇은 도로 통행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인도를 이용해야 할지 차도로 갈지 등을 결정하지 못한다. 또 인도를 걸을 때는 계단, 경사나 여러 장애물을 마주쳐야 해 그 자체로 난관이다.
교통 신호등을 예로 들면 A2는 표준 버전의 기술적 능력에 따라 빨간불을 인식할 수 있지만 빨간불이 언제 초록불로 바뀌는지는 알 수 없다. 길을 갈 때 갑자기 빨간불이 켜지면 사람은 조금 더 빨리 걸어서 지나가거나 멈출 수 있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은 아직 즉각적으로 반응하기가 어려운 상태라는 것이다.
배터리 교체도 큰 문제였다. A2의 경우 평상시에는 하나의 배터리로 3시간 작동할 수 있고 걸을 땐 2시간 정도가 최대다. 실내에선 어디서든 배터리를 찾아서 교체하면 되지만 야외에선 쉽지 않았다.
이에 애지봇은 차량에 배터리를 싣고 동행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결국 하나의 배터리만으로 장거리를 걸을 수 있는 기술까지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셈이다.
중국 쑤저우에서 상하이까지 100km 이상 도보를 주행한 애지봇의 휴머노이드 로봇 ‘A2’. (사진=바이두 화면 갈무리)
이번 장거리 보행은 휴머노이드 로봇 시스템의 안정성, 견고성, 기술적 한계를 시험하는 계기였단 평가다.
왕 부사장은 “업계에서 멋지고 어려운 동작의 대부분은 소형 휴머노이드 로봇이 수행하고, 실물 크기의 이족 보행 로봇은 이보다 난이도가 훨씬 높다”면서 “소형 로봇은 경량이고 관성 등이 작지만 실물형은 더 무겁고 신체 안정성, 구조적 강도, 에너지 소비, 열 방출, 안전성 등에 대한 요구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에선 공개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점검이 자주 이뤄지고 있다. 올해 8월엔 베이징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대회가 열려 육상, 축구 등 종목에서 경기가 진행됐고 최근엔 자재 취급, 가사 서비스 등을 시험하는 대회도 개최됐다.
이번에 장거리 보행에 성공한 A2는 최근 중국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푸린정궁 공장에 100대를 공급, 실제 산업 현장에 배치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된 모델이다. 국내 LG전자가 A2를 만든 애지봇에 투자를 집행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