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타링크 무력화 시나리오 공개… "2000대 드론 동원하먄 차단 가능"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3일, 오후 06:24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중국 연구진이 ‘스타링크’에 대해 광범위한 교란법을 제시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스타링크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다.

MWC 전시장 외부 스타링크. 사진=바르셀로나(스페인) 김혜미 기자
보도에 따르면, 저장대와 베이징이공대 연구팀은 지난 5일 중국 학술지 ‘계통공정과 전자기술(JSEE)’에 ‘대규모 위성군 다운링크 신호에 대한 분산형 재밍 장치 시뮬레이션’을 발표했다.

SCMP는 이 연구가 대만과 비슷한 넓은 지역에서 스타링크 신호를 방해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와 동시에, 이를 위해서는 1000~2000대 규모의 전자전 드론을 동시에 운용해야 한다는 매우 높은 작전 난도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기존 위성통신은 소수의 정지궤도 위성에 크게 의존해 왔기 때문에, 중국군이 지상에서 강한 신호로 위성을 압도하는 방식만으로도 충분히 교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스타링크는 지구 저궤도에서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다수의 위성으로 구성돼 있다. 이용자 단말기가 여러 위성과 동시에 연결되는 메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때문에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즉, 특정 위성 신호만 방해해도 다른 위성으로 연결이 몇 초 만에 전환돼 통신이 유지된다. 이에 연구팀은 스타링크를 무력화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은 ‘분산형 재밍’뿐이라고 강조했다.

중심 기지국 몇 곳으로 강한 전파를 쏘는 기존 방식이 아니라, 수백~수천 개의 소형 재머를 드론, 고고도 풍선, 항공기 등 다양한 플랫폼에 나눠 탑재해 넓은 지역 상공에 동시에 투입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전장 전체에 ‘전자기 방어막’을 펼쳐 스타링크 신호를 지속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연구팀은 실제 스타링크 위성의 궤도·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국 동부 상공에서 12시간 동안 시뮬레이션을 진행했고, 고도 20㎞ 지점에 가상의 재머를 5~9㎞ 간격으로 격자 형태로 배치하는 모델을 적용했다.

그 결과, 대만 면적(약 3만6000㎢) 에 해당하는 범위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려면 최소 935개의 재머 노드가 필요하며, 배치 간격을 5㎞로 좁혀 장치 단가를 낮추면 약 2000개 장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SCMP는 이 연구가 “러시아의 반복적인 전파교란에도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 운용이 중단되지 않았던 사례 이후, 전 세계 군사·안보 분야에서 특히 중국이 주목해온 핵심 과제”였다며 “중국 인민해방군이 세계에서 가장 견고하다고 평가되는 위성통신 시스템을 어떤 방식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지금까지 공개된 연구 중 가장 상세한 청사진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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