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초반에는 S&P500이 0.7% 내리고, 다우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각각 0.2%, 1% 넘게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으나 장 후반 강하게 반등했다.
◇악화한 고용·소비·소비심리지표…12월 금리인하 기대감↑
투자자들은 연준의 12월 통화정책 결정을 좌우할 새 신호를 주시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시장은 12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83%로 반영하고 있다. 앞서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지난주 “단기적으로 금리를 낮출 여지가 있다”고 언급한 이후 금리 인하 기대는 급격히 확대됐다. LNW의 론 알바하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리 인하 기대가 며칠 만에 40%에서 80%로 급등한 것은 보기 드문 현상”이라며 “12월 10일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연말 ‘산타 랠리’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민간고용·소매판매·소비심리 지표가 모두 둔화되면서 약해진 경기 신호가 금리 인하 기대를 다시 밀어 올렸다.
미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10월 12일부터 11월 8일까지 4주간 미국의 민간 고용이 전기 대비 주간 평균 1만3500명 줄었다고 밝혔다. ADP는 “연말 소비 시즌의 고용 대목에 접어드는 가운데 소비 강도가 의문시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일자리 창출을 지연 또는 제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소비 주춤세는 이미 9월 지표에서도 드러났다. 미국의 9월 소매판매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며 소비 회복 흐름이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이날 발표한 자료에서 9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2% 증가했다고 밝혔다. 8월(0.6%)보다 오름폭이 축소됐다.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1% 증가에 머물렀다.
전반적으로 3분기 소비는 견조했으나, 분기 말로 갈수록 소비자들이 지출을 다소 조절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시장 상승을 통해 자산 효과를 누리는 고소득층이 소비를 떠받치는 가운데, 저소득층은 물가 상승과 고용시장 둔화로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심리가 악화돼 있다.
실제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노동시장 전망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11월 소비자신뢰가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민간 연구기관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6.8포인트 급락한 88.7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모두 밑도는 수준이다. 이는 지난 4월(86.0) 이후 최저 수준이다.
소비자 심리가 지속적으로 약화하는 것은 높은 물가와 식어가는 고용시장이 가계 재정과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반영한다.
최근 신규 고용은 보건·의료와 숙박·요식업 두 개 업종에 집중되는 반면, 실업률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들이 10월 대규모 감원을 발표한 것도 고용 불안을 키웠다.
다나 피터슨 수석 콘퍼런스보드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물가·인플레이션, 관세·무역, 정치 상황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며 “특히 연방정부 셧다운 관련 언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캐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케빈 해셋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 유력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해셋 위원장을 자신의 통화정책 기조를 공유하는 측근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해셋을 독립기관인 연준의 수장 자리에 앉혀 금리 정책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셋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연준 의장이라면 지금 금리를 인하하고 있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해 트럼프와 입장을 같이해 왔다. 팬데믹 이후 연준이 인플레이션 통제를 놓쳤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다음 달, 크리스마스(12월 25일) 이전에도 차기 의장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여름부터 후보군 10여 명을 면접해 왔으며, 현재 해셋,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미셸 보먼 부의장,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채권왕’으로 불리는 릭 리더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5명으로 압축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8일 “누구를 선택할지 이미 알고 있다”고 언급했으나, 구체적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AI 관련주 가운데서는 알파벳이 이날 1.6%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메타플랫폼스가 구글의 인공지능(AI) 칩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미국 IT 전문매체 더 인포메이션이 보도한 게 영향을 미쳤다. 구글이 엔비디아에 맞설 대안 칩 공급자로 부상하는 흐름이 가속화하면서, 양사의 AI 칩 경쟁 구도가 한층 격화되는 모습이다.
보도에 따르면 메타는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를 2027년부터 데이터센터에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내년에는 구글 클라우드로부터 칩을 임대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구글이 최근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최대 100만 개의 칩 공급을 약속한 데 이어 나온 소식으로, TPU가 엔비디아 칩의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우고 있다.
TPU는 그동안 메타, 오픈AI 등 빅테크와 스타트업이 AI 개발·운영을 위해 핵심적으로 사용해온 엔비디아 GPU에 대한 주요 대체재로 부상하고 있다.
메타가 앤트로픽에 이어 구글 TPU를 사용하게 된다면, 대규모 AI 모델 사업자들이 단기적으로 구글을 보조 공급자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가속될 수 있다. 메타와의 계약이 체결될 경우, 글로벌 최대 수준의 데이터센터·AI 투자 기업이 구글을 선택하는 것이어서 구글에는 의미 있는 승리가 될 전망이다. 다만 TPU가 장기적으로 필요한 전력 효율·연산 성능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알바하리 CIO는 “연산(컴퓨트) 비용이 내려가면 사용량과 수요는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메타가 구글 칩을 구매하는 상황은 AI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알파벳이 지난주 공개한 업그레이드된 AI 모델 ‘제미나이(Gemini) 3’도 언급하며 “비기술 기업들도 생산성 향상과 이익 증가의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관련 소식 이후 장중 6% 이상 빠지다 2.6%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시장은 엔비디아가 지배해온 AI 칩 분야에 경쟁자들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알파벳은 전날 6% 넘게 급등하며 나스닥의 5월 중순 이후 최대 상승폭을 이끌었다. 알파벳의 시총은 3조9060억달러까지 치솟으며 애플(4조1110억달러), 엔비디아(4조3210억달러)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고성능 주문형 칩(ASIC) 부문에서 알파벳과 연관된 브로드컴(1.9%) 역시 동반 강세를 보였다.
한편 뉴욕증시는 추수감사절인 28일 휴장하며, 29일에는 오후 1시(미 동부시간) 조기 폐장한다.
◇금리인하기대감에 10년물 4.0%·달러인덱스도 100 아래로
약화된 경제지표에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채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글로벌 국채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3.6bp(1bp=0.01%포인트) 빠지며 4.00%까지 뚝 떨어졌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3.2bp 하락한 3.457%를 기록했다.
금리인하 기대감에 달러도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33% 빠진 99.82를 기록하며 다시 100선 아래로 내려갔다. 가장 비둘기파로 꼽히는 해셋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 유력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도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89달러(1.51%) 내린 배럴당 57.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