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도 AI발 구조조정 합류…최대 6000명 감원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6일, 오전 09:28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 PC 제조업체 HP가 인공지능(AI) 부문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최대 6000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HP. (사진=AFP)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HP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AI 도입을 위해 전체 인력의 최대 10%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HP의 직원 수는 5만8000명으로, 2028년 말까지 4000명에서 6000명의 직원이 해고될 것으로 보인다.

엔리케 로레스 HP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구조조정은 제품 및 소프트웨어 개발을 가속화하고 고객 지원과 일부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기 위해 회사 전반에 AI를 도입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를 지속적으로 변화시키고 향후 10년, 20년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놓쳐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기회”라고 부연했다.

HP는 일부 부서의 경우 AI 도입과 동시에 인력을 감축하지만 특정 영역에서는 투자를 늘려 제품 포트폴리오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레스 CEO는 “어떤 일이든 AI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며, 우리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HP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2028년 말까지 최소 10억달러(약 1조46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AI 붐’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어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 HP PC 사업부의 비용 부담이 급격히 치솟았다. HP는 PC 가격을 인상하고 메모리 탑재 용량을 줄여 이를 상쇄하겠다는 계획이다.

HP가 제시한 올해 조정 후 주당순이익(EPS) 전망은 2.90~3.20달러로, 시장 전망치였던 3.32달러(약 4861원)를 밑돌았다. 실적 발표 이후 HP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약 4% 하락했다. 올해 들어 HP 주가는 25% 내렸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15% 올랐다.

최근 미국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AI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1만4000명을, 버라이즌은 1만3000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애플도 영업 인력을 포함한 감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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