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3개월 만에 어떻게…TSMC, 인텔 이직 전 임원 상대 소송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6일, 오후 03:22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최근 인텔로 이직한 전 임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5일(현지시간)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TSMC는 이날 뤄웨이런 전 수석부총경리(수석부사장)를 상대로 지식재산 및 상업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TSMC는 이번 소송에서 뤄웨이런이 △고용계약 △경업금지 약정 △영업비밀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뤄웨이런 인텔 R&D부분 부사장(사진=ITRI)
뤄웨이런은 2004년 7월 TSMC에 입사해 21년간 근무하면서 5나노·3나노·2나노 등 첨단 공정의 양산을 주도한 인물이다. 지난 7월 27일자로 공식 퇴직한 그가 불과 3개월 만에 경쟁사인 인텔로 이직해 집행 부사장을 맡았다는 소식은 업계를 놀라게 했다.

TSMC는 뤄웨이런이 재직 기간 서명한 기밀 유지 서약과 경업금지 약정을 어겼다고 보고 있다. 퇴직 직전인 지난 7월 22일 법무부문 총책임자인 팡수화 법무장이 퇴직 면담을 진행하면서 관련 의무를 다시 한 번 서면으로 전달했음에도 그는 퇴직 후 ‘학술기관으로 간다’고만 답했다. 하지만 실제 그는 퇴직 후 인텔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TSMC는 그가 재직기간 연구개발(R&D)과 관련이 없는 부서에 있으면서 첨단 반도체 공정 기술에 접근하려고 했다는 점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TSMC에 따르면 뤄웨이런은 2024년 3월 기업전략발전부 수석부총경리를 맡았는데, 해당 부서는 회장 및 최고경영자(CEO)에게 자문하는 참모 조직으로, R&D 부문을 감독하거나 관리할 필요가 없는 자리였다. 그럼에도 R&D 부문 직원들을 회의에 소집해 2㎚(나노미터·10억분의 1m), A16(1.6나노), A14(1.4나노) 등 첨단 공정 기술 브리핑을 요구하고, 관련 자료를 대량으로 가져갔다는 것이다.

TSMC 측은 “뤄웨이런이 회사의 영업비밀 및 기밀 정보를 인텔에 사용·유출·전달·이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해 법적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만 정부 산하 국가발전기금(NDF) 대표 자격으로 TSMC 이사회에 참가하는 대만 경제부는 이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TSMC의 법적 조치를 존중한다”며 “산업적 영향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건이 핵심 기술 침해나 대만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와 관련되는지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대만 고등검찰청 지식재산분부도 관련 사건을 배당해 국가안전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