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미국산 무기 확대…58조원 추가 투입할 것"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6일, 오후 03:56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중국의 군사위협과 미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에 직면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내년에 58조원 규모의 추가 국방 예산을 투입해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26일 타이베이 관저에서 ‘민주 대만과 국가 안보 수호 실행 계획’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AFP)
라이칭더 총통은 25일(미국 현지시간)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이번 예산은 미국에서 상당한 신규 무기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대만의 비대칭 전력 강화에 집중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자금 조달 경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중국의 전례 없는 군사력 증강은 대만해협과 동중국해, 남중국해, 그리고 인도·태평양에 걸쳐 갈수록 심해지는 도발들과 결합해 역내 평화의 취약성을 부각했다”며 “무력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중국의 의지는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 총통은 또 “대만의 미래를 지키는 데 우리보다 더 단호한 나라는 없을 것”이라며 자주국방 의지를 드러냈다. 이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 운동 과정에서 “대만은 미국의 보호에 대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한 반응으로도 풀이된다.

그는 “중국의 점증하는 압력에 대응해 이미 최근 수년간 두 배로 늘어난 우리의 국방 지출은 내년에 국내총생산(GDP)의 3.3%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나는 이 기준선을 2030년까지 5%로 끌어올릴 것을 약속하며, 이는 대만 현대사 최대 규모의 지속적인 군사 투자”라고 밝혔다.

이어 라이 총통은 “우리 정부는 400억달러 규모의 추가 국방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며 “이는 대만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강조하는 투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적 차원에서 미국의 리더십 중요성을 분명히 해준 데 감사드린다”면서 “국제사회는 트럼프 행정부가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한 덕분에 더 안전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중국의 미사일, 로켓, 드론 및 전투기로부터 대만을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다층 통합 방어시스템인 ‘티돔’(T-Dome)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라이 총통은 지난 10월 대만산과 미국산 무기를 통합할 것으로 예상되는 T-돔 방공체계 구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라이 총통의 기고문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최근 대만 유사시 개입을 시사한 발언으로 중국과 일본의 외교 갈등이 격화하는 시점에 나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현직 총리로서 처음으로 대만해협 유사시 자국군 개입 가능성을 언급, 중국이 맹비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대만은 중국의 영토임을 재차 강조했으며, 미국 내 여론 형성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통화했으며 미일 동맹 관계 강화와 인도·태평양 지역이 직면한 정세와 과제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중일 갈등 상황에서 동맹국인 일본 지지를 명확히 하지 않고 중국과 관계 개선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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