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법, 보우소나루에 "27년 3개월 복역 시작하라"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6일, 오후 04:0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브라질 대법원이 쿠데타 모의 혐의로 27년 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복역 시작을 지시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사진=AFP)


25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알렉상드리 드 모라이스 대법관은 이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쿠데타 모의 사건이 최종 판결에 이르러 더 이상의 항소는 불가능하다고 판시하며, 징역 27년 3개월의 형기 집행을 명령했다.

70세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브라질 대선에서 좌파 경쟁자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에게 패배한 뒤, 권력 유지를 위해 쿠데타 음모를 주도한 혐의로 지난 9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대법관들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룰라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인 제랄두 알크민을 암살하고, 자신의 재판을 담당하던 판사를 체포·처형하려는 계획을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음모는 브라질 육군과 공군 지휘관들의 지지를 얻지 못해 룰라 대통령은 2023년 1월 1일 문제 없이 취임했다. 하지만 일주일 뒤인 1월 8일 수천명의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브라질리아의 정부 건물을 습격했고, 보안군이 개입해 약 1500명이 체포됐다.

대법관들은 폭도들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선동에 따라 움직였다고 결론지었으며, 그의 계획은 군이 개입해 그를 권좌로 복귀시키는 것이었다고 판단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2060년까지 공직 출마가 금지됐다. 그의 형기가 끝난 뒤 8년 뒤까지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착용하고 있던 전자발찌를 납땜 인두기로 손상시켜 지난 22일부터 그를 브라질리아에 있는 연방경찰 본부에 구금됐다. 도주 위험이 있다고 판단돼서다. 복역도 브라질리아 교도소에서 시작하게 된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도주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약물로 인한 편집증과 망상 때문에 전자발찌를 훼손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드 모라이스 대법관은 대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상시 의료 지원을 제공토록 했다.

드 모라이스 대법관은 또 제도안보부 전 장관인 아우구스토 헤레노 장군과 전 국방장관인 파울루 세르지우 노게이라 데 올리베이라 장군 등 유죄 판결을 받은 공모자들에게도 형기를 시작하라고 이날 명령했다.

한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미국과 브라질의 무역 갈등을 촉발한 핵심 원인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마녀사냥으로 규정하고, 브라질에 대한 관세를 50%로 높였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집권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던 데다, 그의 지지자들의 행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1·6 의사당 사태와 꼭 닮아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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