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시장에서 소프트뱅크를 비상장 AI 기업인 오픈AI의 대리 투자처로 인식한 게 주가 급락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구글의 차세대 AI 모델 제미니 3 공개 이후 오픈AI의 경쟁력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기업 중 가장 빠르게 전 세계 AI 투자 붐을 탄 기업으로 손꼽힌다. 소프트뱅크는 2분기 오픈AI 관련 지분 가치 상승 덕분에 순이익 2조5000엔을 달성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오픈AI에 앞으로 320억달러 규모 투자 약정을 이행해야 하며, 12월 중 225억달러의 대금 지급도 예정돼 있다. 여기에 더해 스위스 ABB의 로봇 사업부 인수에 55억달러를 투입해야 한다.
소프트뱅크는 미국 반도체 설계회사 암페어컴퓨팅 인수를 65억 달러에 마무리 지었다는 소식에 주가가 일시적으로 8% 상승했다. 그러나 기존 주가 하락세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소프트뱅크 주가 급락은 AI 시장 전반의 약세보다는 오픈AI에 대한 과도한 노출에 따른 리스크를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구글 제미니 3 공개 이후 소프트뱅크 주가는 일주일간 24% 하락했다. 오픈AI의 성장이 정체될 경우 그 타격은 소프트뱅크가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이 제기되면서다. 소프트뱅크가 12월 투자를 완료, 오픈AI의 기업가치가 5000억달러에 도달할 경우 이는 소프트뱅크 순자산 가치의 2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시장에선 소프트뱅크의 전략이 AI 칩 설계 방식과 기술 트렌드를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최근 중국과 엔비디아 등 일부 글로벌 기업들이 오픈소스 기반의 반도체 설계자산(IP)인 리스크파이브(RISC-V) 채택하는 흐름 속에서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Arm의 사업 전략이 장기적으로 위험할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Arm은 직접 칩을 만들지는 않고, 반도체 설계 구조를 다른 반도체 기업에 라이선스해주는 방식이다. 기업들이 Arm 기술을 사서 제품에 맞게 칩을 개발을 하는 게 주된 방식이었다면 최근엔 중국과 신흥국 시장에서 유연성과 확장성이 높은 RISC-V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메트릭 어드바이저스의 일본 주식 전략가 아미르 안바르자데는 “소프트뱅크가 오픈AI에 전력을 다하는 맹목적인 베팅을 하고 있지만, 시장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바로 RISC-V의 급속한 확산”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특히 “RISC-V는 서방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중국 내에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 흐름이 향후 Arm 기반 생태계를 뒤흔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