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고층 아파트서 대형 화재…최소 4명 사망·주민들 갇혀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6일, 오후 09:26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홍콩 북부 타이포 지역의 아파트 단지에서 26일(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발생해 최소 4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다수의 주민이 건물 안에 갇힌 것으로 전해졌다고 홍콩 정부와 소방당국이 밝혔다.

11월 26일 홍콩 타이포 지역의 왕 퍽 코트(Wang Fuk Court) 주거 단지 여러 아파트 건물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AFP)
로이터통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2분께 홍콩 북부 타이포 지역 왕 퍽 코트(Wang Fuk Court) 주거 단지에서 불이 났다. 오후 7시 현재 화재 진압에 투입됐던 소방관 1명을 포함해 4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로 집계된 7명 중에서 2명은 위독하고 3명은 중상, 1명은 경상, 1명은 퇴원했다고 홍콩 소방처는 전했다. 다수의 주민이 건물 안에 갇힌 것으로 전해져, 인명피해가 늘어날 수도 있다.

화재가 난 단지는 2000가구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은 4개 동으로 번졌고 화재 발생 4시간여가 지난 현재까지 진화가 되지 않았다. 일대에 짙은 연기가 자욱하고 주변 도로는 통제됐다.

이번 화재로 홍콩 당국은 이날 오후 6시 22분께 최고 등급인 5급으로 경보 단계를 격상했다. 5급 경보는 4명이 사망하고 55명이 다친 2008년 몽콕 나이트클럽 화재 이후 처음이다.

홍콩 교통부는 화재로 인해 홍콩 주요 간선도로 중 하나인 타이포 로드 구간을 전면 통제했으며, 버스 노선도 우회 운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화재가 난 건물은 1년 넘게 대규모 외벽 보수 공사를 진행 중이었으며, 이를 위해 대나무 비계(건물을 수리할 때 설치하는 가설물)가 설치돼 있었다. 건물 간 간격이 좁은 구조여서 불이 빠르게 번졌고, 일부 홍콩 매체는 비계 설치가 화재 확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소방 진화 과정에서 비계 구조물 일부가 지상으로 떨어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정부는 올해 3월 안전 문제를 이유로 공공 건설의 50%에 금속 비계를 의무화하는 단계적 전환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일부 주민들은 SCMP에 화재경보기가 불이 났을 때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한밤중이었으면 더 큰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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