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사진=AFP)
머스크 CEO에 대한 1조달러 보상안은 지난달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 75%의 찬성표를 얻으며 가결됐다. 보상안은 향후 10년 동안 12단계(트랜치)로 이뤄진 목표를 모두 달성할 경우 총 4억 2300만주 규모의 스톡옵션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당시 글래스 루이스와 ISS 등 주요 의결권 자문기관들은 보상 규모가 지나치게 커 주주가치를 희석시킨다며 반대를 권고했지만, 주주들은 테슬라의 지속적인 성장을 유도할 것이란 이사회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선행 이익 대비 약 209배 수준이다. 이는 지난 5년 평균치인 94배를 크게 넘어선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2배 수준이다. 이날 테슬라는 뉴욕증시에서 430.14달러에 마감, 최근 6개월새 25% 넘게 올랐다.
버리는 테슬라가 전기차 제조업체에서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사업 방향성을 전환한 것도 문제 삼았다. 그는 “일론 추종자들은 경쟁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전기차에 모든 것을 걸었고, 그다음에는 경쟁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자율주행에 모든 것을 걸었고, 지금은 경쟁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로봇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고 꼬집었다.
버리는 과거에도 수차례 머스크 CEO를 공개적으로 저격하면서 테슬라 하락에 베팅한 바 있다. 이번에는 자신이 현재 테슬라에 대해 어떤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기술주 고평가를 주장하며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숏 포지션을 구축했다고 밝혔으며, 이후 자신의 헤지펀드인 스카이언 애셋 매니지먼트를 폐업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 미국 주택시장 붕괴를 정확히 예측하며 유명해졌다.
‘공매도의 왕’이라 불리는 짐 채노스도 최근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의 일부 고객들이 칩 구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대규모의 신용과 복잡한 금융 구조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AI 거품론’에 가세했다.
이처럼 공매도 투자자들이 기술주 과대평가를 경고하는 가운데 월가는 오히려 테슬라에 낙관적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멜리어스 리서치는 자율주행 기술과 머스크 CEO가 강조한 칩 제조 역량을 근거로 테슬라를 ‘반드시 보유해야 할 종목(must own)’이라고 평가했다.
스티펠은 FSD(완전자율주행) 및 로보택시 서비스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근거로 테슬라의 목표가를 기존 483달러에서 508달러로 상향 조정하고, 매수 의견도 재확인했다.









